코로나로 많은 것들이 바뀐 지금, 친구들과의 만남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주로 단톡방에서 깨톡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도 충분한 우정을 나눌 수 있었던 우리는 왜 갑자기 이렇게 만남이 하고 싶어졌는지 모르겠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도 한번 단체톡으로 모임을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누군가가 제안했고 마치 오프라인 모임을 하듯 짜잔~ 하고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모두 화상으로 만남을 갖었다.
신선했다. 재택근무 혹은 온라인 수업이 아니라 이렇게 수다를 떨기위해 다들 모였는데 집에서 화상으로 모임을 갖는다니 이렇게 하고 있는 우리 스스로도 신기했지만 세상이 이렇게도 변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해진 날짜와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 카페에서 만나는 것 같았다. 늦게 접속하는 친구도 있었고, 언제나 처럼 만나는 시간보다 일찍부터 언제 들어오느냐, 먼저 들어와있는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친구도 있었다.
더욱더 신기한 것은 다들 집에서 접속하는 것인데도 상대의 카메라에 비춰질 모습을 상당히나 신경쓴듯해 보였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6개월 만에 만나는 친구들인데 눈꼽만 떼고 화상으로 만남을 할 수는 없었다. 화상접속 두시간 전 부터 준비를 했고, 카메라에 비춰질때 너무 적나라 하게들어나지 않게 뒷 배경으로 나올 곳을 물색했다. 나는 고민할 틈 없이 침대 헤드를 뒷 배경으로 삼았다.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난생처음 꾸안꾸 메이크업이라는 것을 했고 평소에는 잘 바르지 않던 립스틱도 발랐다. 수다 떠는 동안 자리를 비우지 않게 마실 것도 함께 챙겼다
같은 공간에 있는게 아니라 어색하기도 했지만, 평소에 자주 벙개만남을 하던 우리는 카메라 렌즈를 통한 화장 만남에서도 어느덧 오프라인 만남 처럼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 내 인생의 한 컷 중 -
그런데 오프라인으로 모임을 할 때에도 항상 명품으로 온몸을 칭칭 감고 나오는 친구가 있었다. 우리가 만나면 주로 하는 얘기의 주제는 아이 키우는 얘기, 직장 얘기, 여행지 얘기 그리고 남편과 시댁얘기 등등 인데 이 명품을 두르고 나오는 친구는 이번에 산 백이 어디 브랜드 것인지 신상이고 금액이 대략 어느정도 되는지 다른 제품보다 뭐가 좋은지 그리고 앞으로 나오는 제품이 어떤 것인지 등등을 주욱 늘어 놓는다. 중요한 것은 남편 내조와, 아이들 키우는 것에 초점인 친구들 그리고 일과 자기계발에 몰두하고 있는 친구들 에게는 그닥 관심이 있는 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오프라인 모임을 마지막으로 하기 몇달 전 모임에서 그 친구가 그토록 자랑하던 명품들이 소위말하는 짝퉁 인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 그날도 모 명품브랜드 백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 무언의 부심을 뽐내던 그 친구는 같은 브랜드의 정품을 가지고 있는 다른 친구에게 들통이 난 것이다. 고가의 명품 브랜드의 디테일을 따라갈 수 없엇던 가품은 그날 이후로 그 친구의 자존심을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우리는 그 친구를 명품을 감고 다녀서 좋아한 것이 아니었다. 그 친구는 유쾌했고 분위기 메이커였고 우리랑 통하는게 많아서 명품을 자랑할 때 빼놓고는 함께 하는 것이 즐거운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의 명품이 명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된 그날 이후 물론 그 친구가 거짓말까지 해가며 자랑을 한 것이 다들 놀랍고 괘씸했지만, 오죽하면 저랬을까 라고 다들 이해 했다. 하지만 당사자인 그 친구는 가품으로 밝혀진 그시간 이후로 그날 웃으며 얘기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친구가 자신만의 매력으로 우리와 친해진 것인데 본인 자신만 그것을 모른다는 것이 참으로 아쉬웠다. - 내 인생의 한컷 중 -
명품이 가품이 된 그 사건 이후로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고, 아무일 없었던 듯 랜선모임을 진행하였다. 각자 한정되어 있는 모니터 공간에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 손가락과 목에서 요즘 인기 있다는 명품 악세사리가 보였다. 한 친구가 '어!! 요즘 그거 별그램에서 엄청 인기 던데....'라며 물어보자 그녀는 명품아니고 아주 비슷하게 디자인 브랜드 혹은 도소매 브랜드에서 이렇게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며 가격도 10분의 1밖에 안된다고 하면서 사이트 주소를 알려주었다. 다들 그것을 보고 좋다고 너도나도 들어가서 사이트를 검색하면서 그 인터넷 쇼핑몰에 있는 다른 제품들도 서로 어떤게 예쁘냐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명품을 두르지 않아도 빛날수 있는 사람이 되는것' 이 나의 인생관이고, 치두르고 있는 것보다 내실이 단단하고 지식이 많은 것이 나를 나 자체로 빛나게 한다는 것이 나의 신조이다. 하지만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명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정도 나이가 되어 보니 간혹 좋은 자리에 들고나가면 좋을 가방이 한두개 있고, 악세사리도 있다. 그리고 신상 명품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갖고 싶기도 하고 그렇다. 하지만 겉 치장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 내면에 채워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나의 [명품] 친구도 순순한 우리의 우정을 느끼고 작은 헤프닝을 헤프닝으로 회상하며 앞으로 더 돈독한 우정을 쌓아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