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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somei Apr 04. 2021

리브랜딩의 범위를 정하자

리브랜딩의 의미 : 가치를 생각하다


브랜딩이란 무엇일까. 브랜드와 브랜딩 그리고 리브랜딩에 대한 정의는 단어로 보았을 때도 그렇지만 그 정의도 헷갈린다. 그래서 먼저 브랜드와 브랜딩의 정의를 요약해보고 리브랜딩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다.



브랜드(Brand)

사업자가 상품을 경쟁자와 차별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명칭, 기호, 디자인 등의 총칭


브랜딩(Branding)

소비자에게 특정 브랜드에 신뢰감, 충성도 등의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마케팅의 한 방법


브랜딩은 결국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알리기 위한 마케팅의 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리브랜딩은 무엇일까. 영어단어에서 보통 완전한 뜻이 있는 단어의 앞에 ‘리(re)’자가 붙으면 ‘다시 하다’란 뜻이다. 예를 들어, 되돌리기(redo), 다시 만들기(remake), 다시 하기(reaction), 리모델링(remodeling), 재활용(recycling), 재생산(reproduction) 등 모두 다시(again) 혹은 뒤로(back)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럼 이쯤에서 리브랜딩이 어떤 뜻인지 대략 감이 왔을 것이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리브랜딩이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서 어디부터 어디까지를 고려하고, 무엇부터 해야 할까. 범위를 정한다는 건 브랜딩을 하기 위해 해야 할 들을 나열해보는 것과 같다.

먼저, 나는 로고를 리뉴얼해달라는 주문을 받은 상태였다. 어떻게 보면 내가 음식점의 사장이라고 한다 해도 내 마음대로 손님에게 음식을 내갈 수 없듯이 손님의 요구사항을 먼저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로고라는 음식이 제일 처음 나간 후 그다음에 뭘 먹어야 할지 손님들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그때 제시해줄 수 있는 메뉴판이 있어야 한다. 그 메뉴판을 만드는 일이 나의 일이었다. 그 메뉴판은 음식점의 분위기를 혹은 특색을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음식들로 구성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의 음식점에서 선보이는 음식이 곧 음식점의 분위기를 결정할 것이고, 직원들은 어떤 것을 먼저 준비해야 하는지 메뉴판을 통해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메뉴판에 메뉴를 정함에 있어 이 메뉴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지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려고 노력했다. 너무 많은 것들을 나열하다 보면 이 음식점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고 오히려 손님이나 직원들에게도 혼란만 줄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신중했던 것 같다.


당시 브랜드는 ‘고급스러움’에서 ‘심플함’으로 방향을 바꿨기 때문에 먼저 고객 접점이 가능 큰 자사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앞서 얘기했던 <모호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인해 고객이 우리 브랜드에서 고급스러움을 읽어내지 못했던 점은 리브랜딩 시점에서 어찌 보면 장점일 수도 있었다. 고객이 변화하는 브랜드에 적응하는 시간보다 새로운 컨셉을 더 빠르게 인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로고 외에 자사 쇼핑몰과 여러 가지 변경해야 할 것들에 관해 얘기했을 때, 의외로 많은 사람이 리브랜딩을 단순히 로고를 변경하고 자사몰을 리뉴얼하는 것만으로 협소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이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머리가 띵해지는 순간이다.



“그거 그냥 디자이너가 예쁘게 디자인해서 변경해주고

 마케팅 부서에서 홍보해주면 되는 거 아니야?”



그래서 나는 리브랜딩의 범위를 전사적인 전략이 필요한 부분과 시각적으로 디자인이 변경되어야 할 부분으로 [전략 카테고리], [시각 카테고리]로 나눈 후 세세한 부분들을 적어보았다. 앞서 음식점의 메뉴판 예를 통해 살펴보았듯 직원들이 어떤 부분을 함께 진행하면 좋은지도 알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전략 카테고리 2번의 경우, 실제로 맞닥뜨리는 문제가 기존 제품의 라벨과 택을 하루아침에 모두 바꿔버릴 수는 없고, 남아있는 제품을 소진해야 하는 문제 등이 있어서 진행해 보면 좋겠다. 보여주고 싶은 컨셉에 잘 어울리는 제품을 새롭게 론칭하면서 리브랜딩 면에서 홍보 효과도 함께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꼭 돈이 많이 들어가는 제품이 아니더라도 한정 수량으로 진행해보면 그 후에 고객 반응도 살펴보고 좋으리라 생각한다.



[전략 카테고리]


1) 타깃 시장 재포지셔닝

2) 리브랜딩 기념 제품 론칭*

3) 리브랜딩 캠페인

4) 제품 라벨과 택 업그레이드

5) 로고 변경에 따른 이벤트

    - 온라인(특히 자사 쇼핑몰, SNS 채널)

    - 오프라인 매장

6) 홍보물 배포

   - 온라인 기사

   - 오프라인 고객 안내지




[시각 카테고리]


1) 로고 디자인

   - 자사 쇼핑몰 내 로고 변경(메인, 상세페이지, 썸네일, 브랜드 소개 페이지 등)

   - 그 외 기업 사이트 등 온라인에 기존 로고가 있는 부분들의 로고 변경(SNS 채널 포함)

   - 오프라인 로고 변경(매장, 간판, 현수막, 엘리베이터 안내판 등)

2) 직원 명함

3) 제품 패키지 디자인

   기존 로고가 인쇄된 패키지라면 우선순위를 우위에 두고 작업

4) 택배 박스

5) 자사 쇼핑몰 리뉴얼



여기서 말해두고자 하는 한 가지는 여기 적힌 것들을 다 했다고 해서 리브랜딩이 다 됐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디자이너로서 로고 리디자인을 진행하는 시점에서 동시에 타 부서에서 진행해줬으면 좋았을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을 [전략 카테고리]에, 디자인팀에서 우선으로 진행해야 할 일들을 [시각 카테고리]에 정리해 본 것이다. 각 회사의 상황에 따라 가능한 부분들을 진행하는 데 참고가 되면 좋겠다.




<작은 회사에서 고군분투 브랜딩 이야기>

1부    리브랜딩의 의미 : 가치를 생각하다

1. 예산 없는 리브랜딩의 시작

2. 모호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3. 외부 인사 초빙, 꼭 필요한 걸까?(이전글)

4. 리브랜딩의 범위를 정하자.(현재글)

5. 로고 리디자인으로 시작하다.(다음글)

6. 누구를 위한 리브랜딩인가?

7. 고객 서베이를 해야 하는 이유

8. 놓치지 말아야 할 스케줄 관리

9. 자주 해도 부족한 공유

10. 활용 가능한 브랜드 디자인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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