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라맛 #26 수제비

마중(서판교)

by 스티븐


모름지기 예쁘고 작은 가게는 집중력이 있다.

'Since'를 떠나 맛에 집중하는 가게는 크기에 걸지 않는 집 일지도. 본시 나는 수제비나 칼국수를 즐기지 않는다. 대부분 멸치국수에서 우려낸 국물로 육수를 사용한다. 멸치가 싫은 건 아니나 굵고 큰 멸치로부터 나온 내장 비린내를 경험하고 나면 그리 반갑지만은 않기 때문. 하지만 오늘 갈 이 집은 다르다. 그리고 손으로 직접 떼어낸 작고 얇은 수제비를 제대로 즐기고 싶었다. 해서 오늘은 그 집에 간다.


자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132m, 거리 28.79km. 월간 누적거리: 173.91km
소모칼로리: 709kcal
라이딩 러닝 타임: 1시간 36분
주요 코스: 죽전 - 이매 방아교 - 서판교 - 리버스
기온: 최고 20도, 최저 11도, 출발온도 14도
날씨: 맑음
바람: 북서 1ms
미세먼지: 좋음, 초미세먼지: 좋음, 자외선: 좋음
복장: 지로 헬멧, 폴로 티셔츠, Rapha 고글/라이트웨이트 다운재킷,
컬럼비아 팬츠, 스파이더 얼반 슈즈


최저기온이 7도인 데다가, 생각보다 북서풍이 세차다. 해서 오늘은 올해 중순 세일시즌에 미리 구매해 둔 Rapha 라이트웨이트 다운재킷을 처음으로 입었다. 재킷의 편의성은 상당히 좋았는데 점심시간의 한낮 온도가 생각보다 좋은 편이라 땀이 차오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 앞섭을 다 풀어놓고 달렸다. (사실 땀이 많은 편인 내게 기능성 티셔츠가 아닌 일반 티셔츠를 입은 것이 에바. 바람 잘 막아주고 따듯한 기능성 재킷이 무슨 잘못.)

AOJ01XX_GPA_Mens-Explore-Lightweight-Down-Jacket_H124_mannequin_10.jpg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감이 있어 오늘은 방아교까지 탄천을 달리지 않고 동판교 시티라이딩. 현대백화점 앞을 지나 거리를 1km 정도 단축시켜서 이동한다. 아뿔싸 또 맛집 앞을 지나간다. '뼈목살' 하면 손가락에 꼽는 그 집. 제주 가족여행 때도 이 집의 맛을 제대로 느꼈었지. 주인장이 돼지고기만 4년여간 계속 숙성의 정도를 바꾸어 가며 연구해 가장 최적의 숙성 수준을 밝혀내 메뉴화 시킨 그 집. 그 유명한 '숙성도'가 판교점을 연지 어언 1분기가 지나간다. 언젠가 이 집도 리뷰하리라. (낮시간대라 웨이팅은 안 보이는데 실제 영업시간엔 웨이팅 기본 1시간은 생각하고 가야 한다. 가급적 웨이팅 앱을 통해서 미리 등록해 두시길)

KakaoTalk_Photo_2024-11-09-08-48-16 001.jpeg


지역난방공사 판교지점 뒷길은 아스팔트. 이 길은 서판교와 동파교를 잇는 탄천 자전거 도로로 유명한데 최근에 도로 패인곳이 많아졌다. 판교 주민들이 곧 민원을 넣어 제대로 된 아스팔트를 다시 깔아 두지 않을는지 싶을 정도.

KakaoTalk_Photo_2024-11-09-08-48-19 004.jpeg
KakaoTalk_Photo_2024-11-09-08-48-18 003.jpeg




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마중손칼국수 (서판교)

https://naver.me/5DH3Dj4X


서판교 성남시 판교도서관 바로 앞 골목에 위치해 있는 집이다. (내가 조아라 하는 흑맥주 기네스의 원탑 맛집인 '베이비기네스' 뒷골목.) 사실 오늘도 현중형님과 이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형님이 먼저 '마중' 나와 있었다.


입구도 하나이고, 작은 집이다. 작은 집이라는 표현에 맞게 테이블도 대략 9개 수준. 좁은 공간에서 회전율이 높다 보니 둘이 와도 네 명 자리에 앉기 어렵고 두 명씩 자리를 나누어 앉아야 할 정도. 하지만 그 공간에 맞게 맛에 집중되어 있는 집이라 하겠다.


메뉴도 칼국수와 수제비. 홀직원 한 두 분. 그리고 주방에 계신 분들. 모두 바쁘다. 본래 저녁 장사도 하셨지만 지금은 오후까지 점심 장사만 한다.

KakaoTalk_Photo_2024-11-09-08-48-20 006.jpeg
KakaoTalk_Photo_2024-11-09-08-48-21 008.jpeg


다시마 멸치와 함께 인상적인 '북어'와 '무'가 들어간 육수를 내려 사용하는 집. 깨끗하게 직접 만든 고추지가 함께 반찬으로 나오는데 맛이 꽤나 상큼하다.

KakaoTalk_Photo_2024-11-09-08-48-20 007.jpeg


칼국수와 수제비의 육수맛과, 찰진 반죽 그리고 포근한 감자가 고마운 맛. 이 맛을 즐기다 중반 이후 고추지를 곁들이면 보다 더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치 고기리의 들기름 막국수 말미에 면내린 물을 섞어 함께 즐기는 것처럼.

KakaoTalk_Photo_2024-11-09-08-48-22 012.jpeg
KakaoTalk_Photo_2024-11-09-08-48-23 015.jpeg
KakaoTalk_Photo_2024-11-09-08-48-21 009.jpeg

나는 특히 이 집의 북어 사용이 반가웠다. 북어의 향이 자연스럽고 좋은데 미리 볶아 태운 맛은 아니었다. 재료의 원맛 그대로를 살려 구수함 그대로의 풍미를 즐길 수 있어 자연스레 미소 짓게 하는 그 맛. 손으로 직접 뜯은 수제비 반죽은 이 좋은 육수와 잘 어우러져있다. 찰지다기 보단 씹고 목 넘김 하기에 좋기에 주벼 어르신들이 꽤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다. 이 집 역시 건강한 맛집이다.


그렇다. 나는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다 삼키면 자연스레 미소 짓게 하는 건강한 맛집을 사랑한다.



돌아오는 길. 오늘도 애정하는 동네 슈크림빵 맛집에 들러 슈크림 두 개를 안장 가방에 넣고 리턴.

KakaoTalk_Photo_2024-11-09-08-48-25 017.jpeg




가을이 깊어가고 또 겨울이 온다. 사시사철 제철음식도 지속적인 소개를 하고 싶다. 다만 욕심부리지 않는 선에서. 브롬톤으로 함께 하는 건강한 운동과 함께.

KakaoTalk_Photo_2024-11-09-08-48-27 019.jpeg

자. 다음 롬톤 이딩 집은 어디일까?


(유의사항: 맛집 방문은 포스팅 당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 방문일과 대략 2~3주 정도 텀이 있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