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한 도전 - 정경화
경계를 부수는 사람들, 토스팀 이야기
- 정경화 지음
우선 다 읽고 난 뒤의 한 줄 요약!
유난한 도전이 아니라, 유난한 선의가 탐욕을 이기는 기업을 만들었다.
2011년부터 2022년까지 대략 10여 년 간의 회사가 성장해 온 이력을 낱낱이 다 까발린 책.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이 되고 직원 2천 명의 중견기업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유난한 여정에 대한 상세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이 정도 해야 성공한다는 분명한 방증의 굵직하고 뚝심 있는 내용들.
매력이 철철 넘치는 사람들의 지난한 갈등을 잘 풀어낸 경영자의 속내와
그 갈등을 풀어낸 답이 다름 아닌 ‘솔직함’이었다는 사실에 공감.
IT에서 30년간 굴러먹은 경력을 가진 난 몇 가지 이유로, 이제 이런 회사처럼 일하고 싶진 않다.
난 이미 늙었다. 체력은 좋아도 그들에겐 제너럴리스트가 아니라 끊김 없는, 젊은 스페셜리스트가 이득이 될 게다.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는 기업 문화는 분명 정당하지만 공정한 결과를 줄거란 기대를 갖기엔 내 현실은 다르다. (책임져야 할 처자식이 있는 이에게 이 같은 어쩌면 용단이 아니라 희생으로 보이니까)
적시에, 효율을 고려해서, 경계를 부수는 것은 어느 산업계에서나 흘러가는 역사가 되지만, 그 역사를 인정받는 건 어디까지나 한정적이니까.
창업자는 핀테크 전문가가 아닌 의사출신. 그도 부딪쳐 보면서 헤쳐나가는 타입. 인정받을만한 공력이지만, 앞으로 바뀌지 않을 거라는 공명의 방법이 나와는 다르다.
주도하는 과정과 믿고 맡기는 과정의 괴리는 아직도 남아있을 터, exhausted 되어 인정받을만한 평판을 남기고 떠나는 이에게 수고했다는 메일 하나 쓰지 않는 창업자를 나도 몇 겪어 본 경험에서 말이지.
하지만 그들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실패를 마주 보고 서서 피하지 않으며, 당신들의 피눈물 나는 선의를 유지하고, 그 선의에 맞는 좋은 프로세스와 문화를 만들었다는 것에. 어차피 회사는 그 결과물 일 뿐이고, 그대들의 이야기에 남는 건 사람이니까.
책 속의 유의미한 문장들 발췌. (한 땀 한 땀 초록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산업은 늘 같은 방향으로 진화한다. 어떤 산업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 제품이나 서비스를 아무나 만들지 못하므로 생산업자 즉 공급자가 힘을 쥔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 고객과의 접점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유통업자에게로 힘이 옮겨간다. 중략. 고객과 가장 거리가 가까운 사람이 돈을 가장 많이 번다니, 자연스럽고도 말이 되는 소리였다.
보통 대기업 문화의 단점을 ‘관료적이다’ ‘부품이 된다’고 뭉뚱그려 표현하는데, 넷플릭스는 명확하게 문제를 정의하고 있어 무릎을 탁 치게 만드네요.
예를 들면 조직이 커지면서 복잡도가 올라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정을 많이 만든다는 것이죠. 그러면 기막힌 인재들은 떠나가고요.
능력자들은 규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일하고, 문제가 일어나도 쉽게 회복합니다. 따라서 굳이 많은 규정을 만들 필요가 없죠. 조직에서 관리해야 할 가장 주요한 자원은 비용도 근태도 아닌 ‘열정’ 아닌가 싶습니다.
디자인이란 사용자에게 반복되는 불편을 발견하고,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내 구현하는 것. 따라서 디자이너는 ‘관습’을 걷어내고 현상을 바라보는 능력과 문제해결을 위한 관찰 및 인터뷰기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시각화할 수 있는 스케치 능력, 아름다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감각과 꼼꼼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디자인 시스템을 만든다. 레고 블록처럼 제품 디자인에 필요한 요소(component)들을 제작해 두고, 부품 조립하듯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다. 시스템을 만드는 데 최소 6~9개월 걸리겠지만, 한번 만들어놓으면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생산성이 크게 올라갈 것이 자명하다. 사일로 내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제품 디자인에 대한 최종의사결정권을 가지는 문화를 유지하기에도 용이하다.
파랑과 빨강은 정반대 되는 색이다. 평화롭고 차분하다. 파랑은 느긋한 색이다. 브랜드 세계에서 빨강은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소매업의 색이다. 파랑은 견실함을 표방하는 기업의 색이다.
서버에 병목현상이 일어나 서비스가 중단되는 시점이 오면 곧바로 공지를 띄워 사용자가 재접속을 시도하지 않도록 유도했다. 사용자가 토스앱을 켜는 동시에 호출되는 API의 종류도 모두 점검해 최소화했다. 사용자가 앱을 여는 순간에는 송금을 할지, 신용조회를 이용할지, 계좌 개설을 할지, 혹은 첫 화면에서 계좌 잔액만 확인하고 나갈지 알 수 없다. 중략. 사용자의 의도가 파악되는 순간 필요한 트래픽을 요청할 수 있도록 앱을 최적화했다.
데이터의 원본이 쌓이는 데이터베이스 역시 주요 서비스 단위로 분산했다. 이상현상이 발생하면 빠르게 감지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선하고, API 응답 속도와 호출 수를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만들었다.
토스팀의 PO들은 서비스 출시 전 반드시 씨엑스팀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