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결산 네 번째. 오늘은 가계부 이야기.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14년 전 부터 우리집 가계부는 내가 직접 쓴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버사이드에 보관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 PC, PHONE, PAD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언제든 접근해서 시시때때로 적시에 수정 가능한 환경에.
대략의 설계/디자인 기준만 몇 가지 나열해 보자면
차변과 대변을 나누고 어쩌고 저쩌고?
어려운말 안쓴다. 우선, 수입과 고정 및 변동 지출을 비교하고 일자별 관리가 가능한 구조로 내가 직접 설계. 당연히 수식과 함수 이용이 가능한 스프레드를 사용한다. 초창기엔 엑셀을 사용했지만 보안 때문에 디바이스를 모두 mac/i OS 환경으로 전환하면서 넘버스로 전환한지 10년은 된듯. 이렇게 나뉘어 데일리로 기록 가능한 가계부는 연간 지출과 수입을 어느 상황에서도 비교해가며 월간 수입/지출 예산 수립이 가능한 구조로 방사형 배치를 기본으로 한다.
예산 수립을 시의성있게.
매 월 단위 발생하는 경조사(가족의 생일 등), 발생하는 세금과 공과금, 수입의 발생 변화 지점(비정기 수입 등), 적금 만기, 큼지막 하게 나가야 할 이벤트 등을 연단위 월별로 기록해둔다. 매월 신규 예산 수립시엔 전년 동월의 이벤트들을 살펴보고 시의성있게 미리 감안하여 예산을 잡는다. 단언컨데, 이게 없으면 계획 없는 지출 때문에 망하기 딱 좋다.
월 단위 합리적 지출 상태를 확인 가능하게.
전월과 어느 정도 관리 되고 있는지 비교 가능하며, 각 지출 항목별 예산 대비 이용률, 그리고 하루하루 남아 있는 이달 월급날 전까지의 여유 비율을 % 단위로 자동 표기된다.
세금에 민감하게.
현금, 신용, 그리고 체크 카드 이용 규모와 비중에 대해서도 가늠할 수 있도록 해두어 현실적이고 장기적 세금공제를 위한 지출을 하고 있는지도 본다. 봉급쟁이는 세금에 민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연말정산에 무너진다.
연에 한 번은 결산하면서 반성할 수 있도록.
계획에 대해 실질적 수입/지출 활동을 적절히 했는지가 가계 운영 관점에선 매우 중요하다. 이걸 제대로 잡으려면 연단위의 지출과 수입 추이에 대해서 비교해보고 어떤 계정과목의 수입과 지출이 늘었는지도 반드시 되돌아봐야 한다.
오늘을 열심히 살았다면 어제와의 비교는 필수고, 내일을 잘 살려면 오늘을 잘 살아내야 하니까.
더 많은 가계부 디자인 원칙이 있지만 이건 결산이 목적인 글이니 줄인다. 자 연단위 회고하며 자화자찬과 반성의 기록을 남겨보자.
[전체적으로]
예상과 달리 펜데믹이 길어지게 되면서 수입 패턴 대비, 소비 패턴은 상당한 변화를 이룬 한 해였다.
고정 수입은 일반적 경기진작율에 버금가는 수준에서 그쳤다. 다만 비정기 수입이 반타작이 났는데 이유는 당연하다. 전년도엔 회사로부터 발행된 주식을 한 방에 행사해 부채(주택담보)를 0으로 만들었었으니까.
내 지론 중 하나인데 - 주가가 상을 치고 있을 땐 오롯이 남는 건 하나. 내려갈일. 인생도 그러하듯이. - 회사가 뭔가 떡고물을 주면 반드시 그 즉시 행사한다. 회사의 장기적 미래를 바라보고 함께 한다는건 내겐 주식과 상관 없이 항상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언제나 노력하며, 언제나 협업하며, 언제나 성실하게 살자는 마음자세는 변한적이 없다. 때문에 금전적인 건 하위 변수일뿐, 기준 상수로 작용하지 않는다.
부채가 0으로 수렴한 이후의 올해 삶은 그래도 욕심없이 살기에 좋았다. 빠득빠득 다른 이에게 스트레스를 줘가며 일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나 스스로 피플매니지먼트에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건강을 악화할 이유가 없는. 안온한 한해를 만들었다는 결과가 수치 그대로 보인다.
미우나 고우나 온전한 내 집을 마려는하는데 8할 이상의 도움을 준 게 회사다. 고마운 회사다. 그러니 4년 연속 인센티브는 점진적으로 소폭 줄어도, 회사부심은 버리지 못한다고나 할까. 어찌 보면 지출을 더 합리적으로 줄여서 지키는데 치중했다고나 할까. 요즘같은 시대엔 투자보다는 안정적 운용에 머무는 것이 맞다. 저축의 비중은 12%나 늘렸다. 수입의 증감 비율 대비 저축의 전년 대비 비중을 늘린것에 만족한다.
더불어 사는 것도 중요하지 않는가.
그 와중에 세 번의 제주도, 한 번의 전라도, 두 번의 강원도 국내 여행. 가족 여행에 소홀히 하지 않았고, 짧고 또 짧은 여행이니 만큼 알차고 맛난거 찾아 다닌 한 해. 부채를 없애고 나서 선후배와 친구 만나는 시간을 늘렸고 함께 하기에 깍쟁이 처럼 아끼지 않았던 한 해다. 특히 후배들에겐 지갑을 여는게 선배의 역할. 더불어 올해는 특히 선배들에게 크게 손도 벌리지 않았던 한 해다.
중요한 삶의 기록 중 하나인 어머님과의 생활. 전 년 말 어머니 집의 이사, 인테리어를 도맡아 수행하고 난 뒤, 어머님으로 부터 받았던 용돈의 두 배 이상을 오히려 어머니 집에 필요한것, 어머니 좋아하시는 맛 음식, 어머니와 함께 한 여행에서 더 사용했다. 올해 보람찬 일 중 하나가 어머님과 많은 시간을 보낸것 아닌가 싶다.
[결론]
빚은 없애야 하고, 삶은 더불어야 하며,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이다.
[작년과 같은점]
- 식비는 전년도와 거의 같은 수준. 식구가 많지 않다보니 식생활에 큰 변화는 없었다. 전년도와 비슷하게 외식비는 전년 수준에서 방어. 밖에 나가지 않으니 '배달식'이 상당 부분 차지했지만, 무엇보다 필요 없는 고비용 외식은 하지 않았다.
- 공과금은 재산세 외엔 크게 늘지 않았고, 관리비 등의 지출도 크게 늘리는 요인은 없었다. 제작년 시작된 재택의 영향으로 전기료가 늘긴 늘었지만 큰 폭은 아니었다. (새 정부의 정책을 보니 내년도엔 큰 폭이 될게 자명하지만)
- 보험료 역시 거의 고정에 수렴. 쓸 데 없는 고비용 생명보험은 꽤 오래전 없애버린 영향이다. 보험도 잘 따져서 필요 없는것들은 없애는게 인생에 도움이 된다.
[작년과 달라진점]
-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 의류/집기/화장품에 사용한 비용이다. 무려 70% 가까이 줄였는데 이건 전년 대비로만 본 착시에 가깝다. 제작년엔 가전제품 대부분을 교체했던 영향.
- 교육/육아비가 10%가까이 줄었다. 매달 들어가는 학원비는 크게 늘었지만, 선물공세(?)를 줄인 영향이 컸다. 딸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에어팟도,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아이맥이 아니다. 가장 좋은 선물은 '대화'다. 그리고 간간히 수행하는 '해냈다 선물' ㅋ
- 부채를 줄이면서 차입/이자/대출에 들어갔던 비용은 -98%. 대성공이다. 이에 반해 저축은 꽤 늘린데 정말 캐만족.
- 반면에 경조사비와 문화비는 상당히 늘었다. 위에서도 썼지만 더불어 사는데 소홀히 하지 않았다. 게다가 간간이 아내와 나 스스로에게 하는 용돈선물? 영향도도 존재.
인생 뭐 있나 '자화자찬+자기만족+함께웃기' 아니던가!
가족여행에 사용하는 문화비는 단순 지출이 아니라 장기적 교육에 수렴한다 생각하기에 아끼지 않는다. 더 늘려도 아깝지 않은 비용이다. 견문을 늘리는 것이 먹고 취하는 것보다 인생에 100배는 좋다.
- 재택근무에 열중했던(?) 결과로 회사 식사비는 세상에...연간 누적 3만원을 넘지 않았다. 게다가 올해 회사에 식당이 생기면서 점심 비용을 사용할 일이 거의 사라졌다. 이것도 회사에 감사해야할 일이다.
- 차량 교통 비용이 25% 정도 증가했는데 이건 선후배 동료들 만나러 오간 비용과, 어머니 모시고 병원을 오가며 사용한 주유비 영향이 크다.
- 반면 의료 비용이 14% 줄었는데 건강히 산 효과다. 거의 매일 운동하면 이런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울러 회사가 지원해주는 상해보험 복지의 몫도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