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은 힘들어서 옥의 티

방송 플랫폼! OK~ 거기까지?

by 스티븐

보통 여섯 시에서 일곱 시인듯하다. 스무 시 혹은 스물 한 시, 늦어서 새벽 두 시에 자더라도 일어나는 시간은 비슷하다.(단, 심하게 음주를 한 다음 날은 오히려 더 일찍 깨는 경우가 많아 영향이 크다. 이젠 그런 나이가 되어 버렸다. 때문에 꽤 오래전부터는 심각한 주량엔 달려들지 않는 편이다. 혹여라도 상황이 그렇게 만들면, 다음 날은 휴가를 쓸 각오를 하고 마신다.)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잠들 기 전 준비해 사용했던 물통을 책상위에 올려두고, 커피머신으로 직행. 기계로 내려 먹는 커피라 맛은 우라질. 하지만 이른아침 식사와 함께 하는 커피 한 잔이 난 그렇게 좋을 수 없다. 더불어, 과일/모닝롤을 필두로 밀가루 반죽(?)하나/가끔 만두? 정도의 어설픈 에피타이저 구성으로 아침을 준비한다.(물론 아내가 해주는 아침은 수준이 다르지만. 내 나름대론 이 구성에도 충분!)

이 녀석은 너무 달아서 특별식 취급


업무를 시작하는 8시 대의 시간 전에 끝내는 게 있다면 아침에 드는 생각을 정리하는 글을 쓰거나, 글을 보거나, 책을 읽거나, 급한 업무가 있다면 미리 시작하기도 한다.


TV?

(별 시답잖은 이야기이지만) 작업 공간의 스크린은 네 개. 메인 장비+멀티모니터+TV+노트북 콤보스크린. 하는 일이 인터넷 서비스 쟁이니니. 클라이언트와 서버 사이 결과물 확인 뿐만 아니라, wiki등 eLog 지식관리 툴의 데이터 적재(그림 등) 결과 확인을 위해 노트북이 필요할 경우도 많다.


그리고, 항상 오전 근무를 하면서 한 시간에서 두 시간 혹 길게는 세 시간은 오른쪽의 TV 스크린은 셋톱박스를 통해 항상 유튜브와 함께 하는 편이다. 주로 뉴스 틀어두는데 일의 방해가 되지 않는 수준의 볼륨으로 틀어둔다. 말 그대로 그냥 틀어두는 편이다. 틀어 두고 무심하되, 일 하는 중 간혹 흥미로운 키워드가 들리면 잠시 시선을 틀어 보는 편.

왼쪽에 두기도...

가장 대표적인 애청 프로는 당연히 TBS의 '김어준의 뉴스 공장'이다. 주말 독서를 제외하면, 평일의 아침은 항상 틀어 두는 편이다. TBS. 서울시가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이면서 유튜브 플랫폼을 제대로 활용하는 프로중 하나.(아마 이 프로의 60% 수준은 유튜브로 듣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듯)


유튜브?


누군가 '유튜브가 방송 플랫폼이야?'라는 의구심을 지금도 가지고 있다면, 아주 고릿적 '의심'이다.

기억들 하시는가? 아젠다 키핑의 대표주자인 기존 미디어 저널리즘들도 긴장했다. 언제? 유튜브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나버린 2015년이 그 큰 변화는 자리잡기 시작했다. 기존 레거시 저널리즘의 대부분이 이렇게 시대변화를 따랐다. 이미 유튜브의 존재를 인정하고 아젠다 신고, 메이킹, 비하인드 스토리의 모든 경로에 유튜브가 이미 트래픽 인프라의 대부분을 점유했었다. 인정하자. 방송플랫폼? 단연 유튜브다.


방송 5일 후 구독자 100만


구독. 유튜브가 밖으로 내세운 KPI 이자 수익창출의 수단이 되어버린 단위다. 그 단위에서 기존 미디어와는 다른 중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독립적 채널이라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은 나'라는 게으름뱅이 조차도 구독해왔다. (미안하지만 좋아요는 거의 안누른다. 내 할 일도 바쁘다.) 더불어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내 주변의 지인들 대부분은 '밝히지 않고 듣고 있다' 라는 수준으로 이야기 할 정도로 웬만하면 다들 듣고 있더라.


기존 뉴스공장이 저널리즘을 가지느냐 아니냐는 내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뉴스공장을 시청해 온 이유는 딱 하나 뿐. 기존 저널리즘의 시각에만 편승하지 않고, 중립적 시선으로, 레거시 저널리즘에 '저항'이 아닌 '싸움'을 하는 방송이기 때문이다.


누구는 '편파' 라고 그들을 '돈' 이라는 가장 저급한 '수단'으로 몰아내라 명령했을지 모르겠고, 누군가는 노예근성 충만한 '조례와 발로'를 핑게로 '찬성'표를 던져 또 다시 공정한 트래픽 비용을 물지 않는 구글에 그 '돈'이라는 '수단'을 '구독'과 '좋아요'라는 기준으로 '치환'해버렸다. 혹자들은 '치환' 이라는 표현을 안하지만 보수의 입장에선 그렇게 보일테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편파에 대한 '저항'이라며 정당방위를 주장하니까. 하지만 '치환' 했다고 새로운 것이 자리 잡은게 아니라 '허망'이라는 뼈만 남은 앙상한 주파수 공터를 남겼다. 때문에 내가 보기엔 '강탈'이었다.


출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15352?sid=102


5일 만의 100만 구독은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그보다 훨씬 많은 무심한 시청자들, 애청자들은 더 많을 것이다. 내 감히 독단적으로 추론컨데 해외 동포를 포함하면 최소 400만은 될게다. 인터넷과 유튜브를 BYOD 디바이스를 다룰 줄 알며, 다양한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는 이들을 모두 포함한다는 조건을 부연한다.

맞다. 문화지체이자 횡보라 볼 수 있다. 오히려 슈퍼챗은 필요하다고 본다. 인정한다. 어쩌면. 어떤이들에겐 지금까지 접해왔던 우리의 '습관'을 어쩔 수 없이 바꾸라는 불합리/불공정에 대한 시민의 시선을 드러낸다. 응원, 애청, 팬심이라고 칭한다면 난 슈퍼챗을 단 한 번 해 본 적도 없다 것으로 그 뜻을 달리한다.


우리. 축하할 일이다. 그리고 이젠 전통 저널리즘이 사용하는 플랫폼과의 싸움에 다른 수단(미디어트래픽/해외언론 트래픽과의 통합)의 힘을 빌어, 시민 저널리즘의 힘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외부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으니 말이지. 그 극명을 '머리좀 치워'라는 지적에도 너스레로 웃어넘기는 김선생은 '겸손'이라는 키워드로 싸움의 의지를 던졌다.


그래. 응원한다. 무심하게 틀어놓더라도 '우리 시민의 방송' 이라는 생각엔 이견이 없다. 다만, 하지만 애청자로서 내 마음속 한 켠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전통적 기성 언론과 저널리즘 사이에서 비판과 전쟁을 치르던 모습에서 '유튜브 1등'을 해서 그들에게 보여주겠다는 김선생의 표현은 좀 아쉽다.

지금까지 지적 받던 비평적 언론관으로서 지속성을 가지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점은 나같은 소시민도 사양하고 싶으니. 하지만 구독 100만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유의미를 '시민정신을 가진 이들이 건재하다'가 아닌 '유튜브 1등'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표현하진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램이 있다.

'우리 시민의 방송'은 펜데믹으로 인해 성당에서 유트브로 옮겨간 '사랑과 기도'를 근거로 하는 브라질 종교 방송과 싸워서 이겨야 할 방송이 아닐 뿐더러, 10대~20대와 편가르기 참 좋은 게임 컨텐트 방송과 싸워서 이겨야 할 방송이 아니니까.


너무 겸손하지 못하면 꼭 옥의 티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 오늘의 아침 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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