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삶을 대하는 마음과 태도를 유유히 돌아보게 되는 것도 영글어가는 나이 덕이지 싶다.
이젠 타인들의 말과 행동보다는 나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는 시간에 더 마음을 쓰게된다.
누군가의 좋지 못한 마음과 말이 나를 괴롭히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예전 같으면 며칠을 곱씹으며 억울하고 분하고 화를 키웠을 일들도 잠시 스치고 지나칠 뿐 오래 담아두지 않는 지혜가 늘었다. 안 좋은 상황이 나를 지배하게 허락지 않고 그 안에서 내가 다듬어져야 할 부분들을 찾는다. 그러다 보면 나를 힘들게 했던 시간 속에 성장할 포인트가 숨어 있음을 알아채게 되고 마음은 이내 감사로 물든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했고, 그 과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주변 지인들을 하나씩 떠올려본다.
한때 깊은 우정을 나누었더라도 어느새 스쳐간 인연이 되어 잊힌 이들이 있는 반면, 있는 듯 없는 듯 간간이 만났던 이들 중에도 시간과 함께 영글어 그야말로 진국의 마음을 보이는 이들이 있다.
당시는 마음을 분간하지 못하고 상대에게 휩쓸리듯 중심을 잃고 휘청거린 때도 있었고, 소중한 마음을 가늠하지 못한 채 가벼이 지나친 순간들을 뒤늦게 알아채기도 했다. 진정성을 알아보는 눈과 지혜를 얻기 위한 여정이 결코 쉽지 않았다.
오래 만나고 싶은 이들의 얼굴을 떠올리다, 나는 누군가의 오래 만나고 싶은 사람일까? 반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