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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터 Jul 20. 2024

언어 센터를 고르는 팁 1.

영아기, 유아기 말이 느린 아이들

DH는 그나마 기능이 좋은 고기능자폐에 속한다. 자폐스펙트럼이라는 말처럼 정말 다양한 아이들이 있고, 아이에 맞는 치료접근도 다르다. 내가 알고 경험한 정보도 아이 기준일 수밖에 없으니 일부분 일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드리고자 한다.


일단 엄마들끼리 모이면 제일 먼저 물어보는 센터가 언어다. 어느 아이나 기본적으로 언어를 가지고 간다. 그만큼 언어는 제일 기본으로 필요한 부분이고, 센터도 정말 많다. 하지만 제대로 된 언어센터, 언어선생님을 만나기는 하늘에 별 따기다. 그래서일까 괜찮다고 소문난 센터들은 대기가 어마어마하다. 선생님 몸은 한 개인데 배우고자 하는 아이들은 많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고 일반 학원처럼 수강생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다. 1:1 수업이 메인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엄마들은 지금 언어센터를 보내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괜찮은 센터와 선생님을 물색하고 대기를 건다. 그리고 센터 정보를 비밀처럼 꽁꽁 싸매고 공유하기를 꺼려하기도 한다. 나의 아이가 주 1회 수업인데 주 2회로 늘리고 싶어도 대기가 많으면 불가능하니 당연하다.


DH의 경우 발화가 늦지는 않았다. 엄마, 아빠의 말은 적절한 연령에 했으나 문장의 구사가 어려웠다. 그래서 언어를 배우는 방법이 영아기 일 때는 놀이 중심 수업이었다. 장난감으로 상호작용을 하며 발화의 양을 늘리고 올바른 표현을 익히는 수준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흥미중심으로 접근하여 최대한 마음을 열고 입을 트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다. 그때는 아이를 면밀하게 관찰하고 잘 아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이 아이가 아이스크림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것인지, 본인이 흥미가 없어서 말을 안 하는 것인지 파악을 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는 선생님과 교육 방법이 필요한 시기다. 아이의 문제와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영아기이기 때문이다.

어떤 선생님은 아이의 발음에 초점을 맞춘 나머지 아이스크림을 혀를 통해 발화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혀 모양을 잡아주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DH의 경우는 발음보다는 흥미와 집중의 부분이 문제였기에 사실 그 수업은 불필요한 부분이었다. 선생님이 아이를 잘 파악하지 못했다. 연애를 할 때 밀당을 하듯이 적절하게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밀어 넣어 발화를 시키면서 새로운 것을 알려주는 것이 영아기 때는 필요하다.

이때쯤엔 그냥 집에서 엄마가 놀이를 하며 놀아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하며 수업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물론 집에서 엄마가 사용하는 어휘의 양과 질이 좋고, 아이와 상호작용을 하며 이끌어 낼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한글을 안다고 아이에게 가르치는 게 쉬운 게 아니듯 언어 수업도 그런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유아기로 넘어오면서는 어휘의 양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DH는 모든 표현을 본인이 아는 단어로만 쉽게 표현하려 했다. 예를 들어 '싫어'라는 말로 모든 것을 퉁치곤 했다. 레몬아이스크림 좋아해? 싫어? 왜 싫어? 싫어서 같은 식이다. 레몬이 시다. 혀가 아리다. 등으로으로 다양하게 표현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단 단어의 습득이 필요했다. 아이마다 다르긴 하지만 이때 카드를 많이 사용한다. 명사, 형용사, 기분표현 카드 등을 활용하며 단어를 외워서 머릿속에 습득시킨다. 물론 이 방법은 한계가 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험했을 것이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겠다고 단어장을 사서 달달 외웠었다. 나 때는 '우선순위 영단어'라는 작고 기다란 책이 유행을 했었더랬다. 하지만 그때 외운 영단어가 머릿속에 남아있는가? 남아서 활용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물론 몇 프로 정도는 기억에 남아 잘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그런데 딱 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danger이라는 단어를 책을 통해 배웠다 치자 그리고 일사생활에서 혹은 책으로 그 단어를 접하고 써먹었다면 그것은 내 것이 된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선생님의 방향성 설정과 공유가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주의할것은 양치기 선생님이다. 물론 부모들 중에 학습의 양을 늘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도 계시다. 아이가 오늘 카드 몇장을 했고, 외웠는가가 그 숫자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나 배운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다. 이때는 아이의 능력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오늘 어떠한 단어를 익혔고, 이 부분이 부족하니 이쪽으로 가겠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목표가 있다. 이런 것들을 부모와 공유하고 일상생활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언어센터와 선생님이 최고다.


학령기 전 후에는 뭐니 뭐니 해도 화용이 필수적이다. 사실 난 DH의 유아기에 어휘량보다 화용에 집착했었다. 앞에서 언급한 딜레마 때문이다. 단어를 익혀도 쓰지 못하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다. 집에서 책을 더 많이 읽으면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였을까 DH는 어휘량을 생각보다 확 늘리지 못했다.


> '언어 센터 고르는 팁2' 는 다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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