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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nterberry Dec 09. 2020

미국 아파트, 탐색부터 거주까지

미국 월세 유목기 (1)


작년 여름 남편의 직장과 함께 미국 남부의 이 지역으로 이동했다. 당분간 이곳에 정착하여 살 계획이라 얼마 전 집을 사게 되었다. 장기간의 월세살이를 마무리하는 월세 유목기(a.k.a. 세입자 설움기)를 풀어보려 한다.


본 편은 미국에서 아파트를 구하고 살고 나오기를 반복하며, 알아두면 쓸모 있을 것 같은 점들을 정리한 글이다.




미국의 아파트는 한국의 아파트와 많이 다르다.


미국 북가주와 남부 주 일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미국의 아파트는 대부분 부동산 회사real estate/property company가 단지 전체를 기획, 설계, 건축하고 완공 후에는 렌트와 관리도 담당한다. 따라서 미국 아파트의 집주인landlord은 아파트를 관리하는 회사다.


아파트는 회사가 개인을 대상으로 렌트만 하기 때문에 집주인(이하 아파트)이 집 내부 및 외부 관리를 철저히 해준다. 퇴거와 입주 사이에 청소, 수리, 단장은 물론이고, 거주하는 동안에도 수리 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고의 파손이 아니라면 책임 소재를 따지지 않고 오피스(한국으로 치면 관리사무소)에 즉시 보고하면 아파트가 처리한다. 오피스에서는 입주 전 월세 계약을 하고(leasing) 입주 후에는 각종 민원을 처리한다(maintenance).


단독 주택single house에서는 건건이 직접 알아보고 해결해야 할 일들이 오피스에 보고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편리함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의식주衣食住에서 주住의 상당 부분(e.g., 운동, 세차 등)을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지 않고 누릴 수 있는 편리함도 있다. 그 편리함의 비용이 월세에 포함되어 있으니, 비슷한 면적이라면 아파트 월세가 하우스 월세보다 비싸다.


미국에서 아파트는 선호되는 주거지의 형태는 아니다. 한 건물을 다른 가구와 나누어 쓰기 때문이며, 보통 2가구와 벽을 마주한다. 그럼에도 미국에서 아파트에 사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 내 집을 장만할 만큼의 목돈을 모으는 중이라서 (하지만 월세와 생활비가 통장을 스쳐가면 남는 돈이 별로 없다.)

• 집주인(아파트 회사)이 집과 관련된 각종 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편리해서 (이런 이유에서 은퇴한 고령자가 아파트에 살기도 한다.)

• 일시적 거주지에서의 선택(e.g., 학업, 직장 파견, 초기 정착 등)





처음 신혼 생활을 시작한 도시에서 꼭 5년을 살았다. 가능한 한 아파트에서 살려고 했지만 이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뜨리며 아파트를 고르는 안목호구 잡히지 않는 요령을 길렀다. 내가 살 아파트를 골랐던 기준과 입주와 퇴거의 과정에서 알아두면 쓸데 있을 것 같은 점을 정리해 보았다.



1. 위치 선정 및 방문할 단지 선택

미국에서 아파트를 구할 때 중요하게 본 점은, 치안, 위치(교통 및 편의시설)이다. 아이가 학령기(유치원; kindergarten)에 들어서면 공립 학군을 1순위로 고려하게 된다. 학군이 좋은 곳은 치안도 괜찮은 편이다. 다만 도시 발전 과정에서 선호 학군은 부도심이나 외곽으로 옮겨가게 되므로 직장이 도심에 있다면 직주 근접성은 떨어질 수 있다. 나의 경우 처음 아파트를 구할 때 아기가 없었기 때문에 치안과 위치만 보았다.

한국인이 거의 없는 작은 마을에서는 어려운 방법이지만, 한국인이 1~2천 명 이상 있는 중소도시에는 대부분 한인 마트가 있다. 한인 마트에 가서 한국 사람(주로 사장님이나 직원)을 만나서 안전하고 생활에 편리한 위치를 추천받는 방법도 있다.


1) 치안

미국에서 치안은 생명과 직결된다. 살아보지도 않은 동네가 안전한지 아닌지 확인하는 1차원적 방법은 동네 건물의 외관이다. 상가 건물 유리창에 방범창이 있거나 주택가에 철제 펜스가 있는 동네는 우범 지대일 확률이 높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동네는 길도 건물도 상가도 전봇대도 신호등도 깔끔하다. 아파트의 경우 주 출입구에 게이트가 있는 단지(gated community)가 있다. 아파트에서 게이트 관리를 잘한다면 출입 권한이 있는 차량만 드나들 수 있다.


2) 위치 (교통 및 편의시설)

직장과의 거리를 소요 시간으로 고려해야 한다. 거리가 멀어도 도로가 잘 뚫려 있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사는 집에서 어린이 박물관까지의 거리는 23마일(37Km)인데, 고속도로(Interstate, State highway)를 주로 타기 때문에 35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도시가 클수록 출퇴근 시간대의 정체가 극심하니 주로 이동하는 시간대에 출퇴근 트래픽의 영향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집 주변의 편의시설이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내에는 편의점과 같은 상업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대도시 중심가 제외). 차로 1~2분 정도의 아주 가까운 거리(=도보 가능 거리)여도 주거 지역과 상점 지역이 분명하게 나뉘어 있고 인도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급할 때 편의점처럼 이용할 수 있는 24시간 영업 약국 체인(CVS, 월그린Walgreens 등)이 가까이 있으면 좋다. 선택 사항으로 자주 가는 그로서리groceries 두세 군데, 주변 식당가, 주유소 등의 거리도 본다.


3) 아파트 검색 사이트 탐색

아파트를 알아볼 지역을 정했다면 아파트 검색 사이트(구글 검색어: apartment near 우편번호/도시 이름)를 둘러보고 투어 할 단지 후보를 추려낸다. 원하는 모든 조건을 갖춘 곳을 찾기보다 꼭 있어야 하는 것만 챙기거나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만 거르는 것이 좋다. 사진과 실물은 다르다.

평면도: 한국에서는 이 정도 면적(e.g., 84제곱미터)이면 대충 그려지는 아파트 평면도가 있지만, 미국의 아파트는 각양각색이라 자세히 보고 개인의 취향에 맞는 평면도를 골라야 한다. 예를 들면, 거실과 식당이 분리되어 있는지, 드레스룸walk-in-closet이 방에 연결되었는지 화장실에 연결되었는지 등이 호불호가 나뉜다.

집 내부 특징amenities: 바닥 재질(카펫/나무/타일), 가전(냉장고, 식기세척기, 세탁기, 건조기) 등

단지 시설complex features: 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산책로, 세차장 등

•애완동물이 있는 경우 애완동물을 허용하는지도 확인한다. 애완동물이 같이 살면 애완동물 월세pet rent도 매달 일정액씩 내야 한다.


4) 인터넷 리뷰 점검

구글과 아파트 검색 사이트의 리뷰를 무시할 수 없다. 별점은 3점 이상이라면 별점보다는 리뷰 내용을 참고해야 한다. "오피스 직원 매우 무례함," "메인터넌스 직원 오는데 오래 걸림" 이런 내용이 대부분이라면 아파트 단지에 치명적인 단점은 없다고 볼 수 있으니 투어 후보에 올려도 괜찮다. 마약, 도난, 벌레와 관련된 리뷰가 다수 있다면 걸러야 한다. (나도 두 번째 아파트 리뷰를 못 썼는데 지금이라도 써볼까. "침수flooding 심각함! 4번째 리포트까지 아무 조치 없었음!!!")



2. 아파트 외부 관찰

게이트가 있는 단지는 게이트에 들어가기 전에 오피스와 주차장이 있다. 타이밍을 잘 잡으면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차를 따라 단지 내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허가 없이 단지 내로 들어가는 것은 무단출입trespass이기 때문에 게이트 바깥에서 최대한 스캔했다.

건물 외관과 조경은 오피스에서 얼마나 단지를 잘 관리하는지 알 수 있는 척도이다. 건물 자체가 오래되어 낡은 것과 별개로 외벽 페인트 칠이 벗겨진 곳이 없는지, 창문과 창틀이 온전한지, 잔디가 빽빽하고 일정한 길이로 잘 자라고 있는지, 차가 다니는 길에 낙엽이 별로 없는지, 꽃밭이 있다면 싱싱하고 다양하게 심어져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아파트 건물의 창문 너머로 보이는 내부의 블라인드에서는 두 가지를 추측할 수 있다. 망가진 블라인드가 많이 보인다는 것은 아파트 오피스에서 관리를 해주지 않거나 입주자들(=잠재적 이웃)이 시설 파손에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골치가 아프니 블라인드도 단정한 단지만 골랐다.

남편은 단지 내로 들어가는 차량을 관찰했다. 차량은 가격대보다 외관 상태가 더 중요하다. 문짝이 찌그러졌거나, 범퍼가 깨졌거나, 라이트가 없어서 테이프로 붙였거나, 사이드 미러가 없는 등 수리가 필요한 상태의 차가 많은 단지는 피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생필품인 차가 망가졌는데 손 쓰지 못하고 탄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라는 반증이다. (경제 수준으로 사람을 차별할 의도는 없다. 다만 총기 소지가 허용된 나라에서 가계 소득 수준과 범죄율이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여러 연구 결과(각주)가 있고, 나는 생명의 위협을 덜 느끼며 살 수 있는 곳을 고르는 기준 중의 하나로 주변 가구의 경제적 수준을 짐작할 수 있는 요소들을 관찰한 것이다.)



3. 아파트 투어

2단계를 통과한 단지의 오피스에 들어가서 정보를 교환한다.

• 나 -> 직원: 원하는 집의 스펙(e.g., 침실과 화장실의 수, 차고 유무, 1층 혹은 2층 이상, 바닥 종류 등), 입주 희망일*

• 직원 -> 나: 조건에 맞는 동호수(빌딩과 유닛unit 번호), 평면도, 유닛의 특징(카펫/나무 바닥, 주방 상판 종류, 세탁기+건조기 유무, 가전 종류, 천장 높이 등), 월세 등

정보 교환을 마치면 오피스를 떠나 모델 홈 투어를 하게 된다. 모델 홈 투어를 하기 위해서는 정부 발급 신분증government issued ID(주로 운전면허증)을 오피스에 잠시 맡겨야 한다. 모델 홈은 실제 아파트 빌딩 내의 한 유닛에 꾸며둔 것이라 오피스와 다른 빌딩에 있다. 걸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피스 소유의 골프 카트를 타고 가며, 모델 홈을 보고 나오면서 단지 내 시설도 구경시켜준다. 이때 시설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메일박스와 쓰레기통 말고는 별로 이용할 일이 없다.) 단지 내에 들어갔을 때 2단계(건물 외관, 조경, 블라인드, 차량 등)를 더 자세히 보도록 한다.

오피스로 돌아오면 신분증과 함께 단지 내 시설(수영장, 피트니스 센터, 메일박스, 쓰레기통 등) 위치가 표시된 단지 지도complex map를 주면서 내가 입주할 수 있는 유닛의 위치도 표시해 준다. 그 유닛에서 각종 시설의 거리를 확인하면 된다.

계약 기간lease term은 3~12개월이 보통이고 아파트마다 다르다. 같은 집도 계약 기간에 따라 월세가 달라진다. 아파트에서는 퇴거와 입주 사이에 유닛을 손보아야 하므로(청소, 수리, 단장) 계약 기간이 긴 것을 선호하고, 6개월 이상의 계약만 가능한 곳도 있다. 아파트 검색 사이트나 홈페이지에 고지된 월세는 12개월 계약 기준이며, 3~9개월의 짧은 계약short-term lease은 12개월 계약 월세에 $100~$300 정도의 웃돈surcharge을 받는다. 최초 계약 기간이 지난 후 계약을 갱신할 가능성이 있다면 갱신 시의 월세**에 대해서도 확인하기를 추천한다. (**7. 퇴거/계약 갱신에서 자세히)

* 아파트 투어는 보통 입주 희망일로부터 1~2개월 이전에 한다. 공실로 남아 있는 집도 있으므로 입주 희망일까지 기간이 촉박해도 열심히 발품을 판다면 입주 희망일 언저리에 입주할 수 있는 집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4. 입주 신청application

3단계까지 통과한 아파트가 있다면 해당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한 지원(?)을 한다. 합격(?)에 중요한 요소는 두 가지다. (1) 이전에 월세를 성실히 냈는가, (2) 월 소득이 해당 아파트 월세를 내기에 충분한가.

신청서application form에는 이름, 연락처, 현재 주소, 직장, 직장 연락처, 소득 금액, 이 아파트에서 살게 될 사람들 모두의 이름과 나이, 애완동물이 있다면 애완동물의 종류와 수, 현재와 이전의 거주 이력resident history(주소, 거주 형태(월세/자가), 거주 기간, 월세 금액, 이전 집주인landlord 연락처 등)을 적어야 한다. 백그라운드 체크background check를 통해서 그동안 월세를 밀린 적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증빙 서류로 소득 증명원(직장인의 경우 급여명세서payroll)을 제출한다. 월 실수령액이 해당 아파트 월세의 3배 이상 되어야 합격(?) 가능하다. 총소득에서 주거비의 비중이 1/3 이하여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의 일상생활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월세를 꼬박꼬박 낼 수 있는지를 심사하는 것이다.

대학에 지원할 때 원서비를 내듯이 아파트에 지원할 때도 $300~$500의 신청비application fee***를 낸다. 우체국USPS이나 대형 마트(e.g., 월마트Walmart, 크로거Kroger)에서 머니 오더money order를 3장 발급해서 내야 한다(발급비 장당 $1 전후). 입주 가능 여부는 하루 이틀 안에 전화로 통보하며, 합격하면 이메일이나 서면으로 입주 동의서lease agreement를 받고 서명해야 입주가 확정된다.

*** 신청비는 주로 3가지로 분류한다. 아파트마다 세부 금액은 다르지만 총 금액은 비슷하다. (1) 행정비administration fee: 오피스에서 신청 서류를 처리하는 비용이다. (2) 신청비application fee: 백그라운드 체크에 쓰이는 비용으로 알고 있다. 1인당 비용이 정해져 있으며 해당 아파트에 거주 예정인 성인의 수만큼 낸다. (3) 보증금security deposit: 퇴거 시 카펫 청소, 수리 비용을 미리 내는 것이다. 실제로 청구되는 비용을 제한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거의 못 받는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5. 입주move-in

정해진 입주일 전에 해당 주소의 전기, 가스 등의 명의 변경을 신청하고 그 증빙을 제출한다 (계정 번호 등). 입주 날짜에 오피스에 가서 계약서(와 각종 유첨 서류) 리뷰 후 서명을 하고 집 열쇠, 메일박스 열쇠, 게이트 카드키(혹은 리모콘)를 수령한다. 총 30분 정도 걸리니 이삿짐 트럭이 새 집에 도착하기 전에 열쇠를 받아두는 것이 좋다. 입주 지원서에 이름을 올린 어른 중 1명만 서명을 해도 열쇠를 주는 곳도 있지만 이름이 들어간 어른 모두의 서명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입주일 전에 서명이 필요한 사람의 수를 미리 전화로 확인해야 두 번 걸음하지 않는다.

열쇠와 함께 입주 점검move-in inspection 체크리스트를 준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리스트에 있는 모든 것을 확인하고 망가진 것이 있으면 기록하고 사진을 남겨서 당일이나 익일까지 오피스에 보고report한다. 이때 파손된 것을 오피스에 보고하지 않으면 퇴거 시 내 책임이 될 수도 있다. 만일의 경우를 위해 서면이나 이메일로 보고해서 기록을 남겨야 한다.



6. 거주residence

아파트의 관리가 잘 된다는 전제 하에 아파트 거주의 장점은 역시 신경 쓸 것이 없다는 것이다. 집 내부 소모성 물품(e.g., 전구, 화재경보기 배터리 등)을 제외하고 발생하는 하자(e.g., 식기세척기 고장, 에어컨 실외기 고장 등)는 오피스에 즉시 보고하면 하루 이틀 내에 직원이 처리한다. 단 뭐든지 발견 즉시 보고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곰팡이mold/mildew는 즉시 보고하고 조치하지 않으면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 (곰팡이 관련 지침이 계약서 유첨으로 서명도 하게 되어 있다.)

에어컨 필터, 온수기, 지붕 등 주기적으로 점검, 보수해야 할 것들도 오피스에서 알아서 일정을 잡고 실행한다. 조경도 알아서 관리한다. 여름에는 잔디 깎는 소리가, 가을에는 낙엽 치우는 소리가 격일로 아침 댓바람부터 요란하다. 특정 요일을 정해두고 현관문 바깥 지정된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가져가는 발렛 트래시valet trash 서비스(강제 유료 주의)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발렛 트래시 요일과 상관없이 아파트 내에 대형 쓰레기통dumpster도 있어서 아무 날에나 쓰레기를 버릴 수도 있다. (단독 주택에서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요일에만 쓰레기를 버릴 수 있다.)



7. 퇴거move-out / 계약 갱신renew lease

12개월 계약의 경우 계약 만료일로부터 60일, 짧은 계약short-term lease의 경우 30일 이전에 서면으로 퇴거 의사를 밝혀야 한다. 퇴거 고지move-out notice를 하지 않으면 계약은 자동으로 연장되는데, 월 단위 계약monthly base lease(2) 계약 갱신에서 자세히 설명)으로 간주된다. 퇴거/재계약 고지 시기가 다가오면 아파트에서 고지 의무를 알리는 종이를 현관문에 끼워둔다.


1) 퇴거

이사 날짜가 다가오면 아파트에서는 퇴거 점검move-out inspection 체크리스트를 준다. (입주 점검 리스트와 같은 항목이다.) 리스트에 있는 것들이 입주할 때와 같은 상태인지 확인하고 파손된 곳이 있다면 가능한 복구해야 한다. 살면서 생기는 자연적인 마모wear and tear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바닥이 카펫이면 카펫 청소를 직접 하거나 (외주 가능) 아파트에서 요구하는 비용을 내고 아파트에 위임할 수 있다. 벽에 낙서가 있으면 페인트 비용을 청구한다.

퇴거하는 날 입주할 때 받은 모든 열쇠를 반납하며 새 주소를 알려야 한다. 입주 지원할 때 낸 보증금을 즉시 돌려주지 않고 수리 비용을 제한 금액의 체크를 새 주소로 보내준다.


2) 계약 갱신(재계약)

계약 갱신을 할 경우 다음 계약 기간의 월세를 일정액 인상한다. 내가 살던 동네에서는 12개월 재계약 기준 월세 인상액이 $100 전후였다. 인상된 월세 금액의 1년 치(e.g., $100 인상 X12=$1,200)는 이사를 한다면 발생하는 비용(이사업체 비용, 다른 월세로 갈 경우 신청비 등)과 비슷해서 집이나 동네에 큰 불만이 없다면 눌러살게 된다.

재계약을 2번 이상 하는데 월세 인상 폭이 불합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아파트에서의 좋은 세입자tenant였던 이력(e.g., 월세 안 밀림, 이웃이나 오피스와의 마찰 없었음 등)과 근처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 월세 등을 근거로 아파트와 협상을 시도해볼 수 있다. (성공은 보장하지 못하지만 성공 사례를 들은 적 있다.)

최초 계약 기간만 지키거나 장기간 재계약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생이 항상 깔끔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다른 곳으로 이사할 계획이 잡혔는데 아파트 계약 만료와 맞아떨어지지 않고 2개월이 빈다고 하자. 처음 입주할 때의 계약 기간을 채운 후라면 월 단위 계약month-to-month lease이 가능하다. 12개월 계약 시의 월세에 $150~$300 정도의 추가 비용이 붙는다. 추가 지출이 생기지만 겨우 2~3개월 살자고 이사하는 시간, 노동력,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 정확히 최초 계약 기간만큼만 사는 것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면, 3. 아파트 투어 단계에서 최초 계약 만료 후 월 단위 재계약 월세가 얼마인지 문의하기를 추천한다. 아마 "지금은 정확히 알 수 없다" 고 대답할 것이지만 대략의 추가 비용surcharge 범위라도 다시 묻고 답변 받기를 바란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1~3개월 계약 연장을 할 경우 추가되는 월세가 $300을 넘지 않는 것이 상식 선이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상식을 뛰어넘는 월세 폭탄을 맞고 2개월을 살기 위한 이사를 하게 되었다.




각주 (참고 자료)

1) Household Poverty And Nonfatal Violent Victimization, 2008-2012

2) Income Inequality, Race, and Place: Does the Distribution of Race and Class Within Neighborhoods Affect Crime Rates?

3) Neighborhoods and Violent Cr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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