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 작가와 마주하기 3

본능, 그곳의 경계를 허물다.

by 겨울꽃 김선혜


Catharsis 1, 이윤정



더샾 갤러리에 전시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은 오랜 시간 작가가 탐구해 온 인간내면의 본능과 감정의 작동방식을 중심으로, 회화와 퍼포먼스가 교차하는 확장된 형식의 작업을 통해 감정의 발생과 흔적을 사유하는 자리이다.


작가의 작품 설명서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이윤정작가는 감정의 층위를 시각해왔다. 특정한 형상을 재현하기보다, 감정이 생성되고 이동하며 남긴 흔적을 담았다. 추상의 격렬함을 절제된 제스처로 조율하며, 서정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인식의 장을 형성한다. 붓질의 방향과 속도, 물감의 중첩과 번짐, 미세한 균열은 개인의 내면뿐 아니라,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하는 감정의 구조를 보여준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내면의 상처를 안고 사는 현대인의 모습이기도 하다. 작가는 감정을 미화하거나 봉합하지 않고, 그 존재와 흔적을 그대로 드러냄으로써 감정이 끊임없이 생성되고 순환하는 과정을 제시한다. 작가가 관람객에게 바라는 것은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감정과 다시 마주하고 그동안 설명되지 않던 감정의 결을 몸으로 느끼고 억눌러 두었던 감정에 호흡을 불어넣어, 작품을 보고 난 후 자신의 감정과 관계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로 삼는 것이다.

아티스트 : 이윤정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미술작품 중에 추상화는 해석이 어렵다. 작품설명서를 통해서 이해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품 설명서를 읽고 나서 작품을 관람하게 되면 이해의 폭이 커진다. 보통 작품을 볼 때, 색을 먼저 보게 된다. 밝은 색이 주는 느낌과 어두운 색이 주는 느낌은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은 어두운 색과 밝은 색이 혼용되어 있다. 그림들을 자세히 보면 미세하게 틈들이 있다. 스크래치처럼 보이지만 보통의 스크래치와는 다르다. 몇 가지 색들은 겹치고 또 겹쳐져서 중첩되어 있다. 그리고 물감들은 자유롭게 흘러내리고 있다. 규칙인 듯 규칙 아닌 듯한 자유로운 붓질이면서, 붓질이 아닌 것도 같은 흘러내림들...


작가의 표현대로 어떤 상황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감정은 하나의 감정으로만 정의되지 않는다. 똑같은 상황을 보고도 각자의 감정이 다르기도 하다. 그래서 옛말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지 않나.


작가의 바람에 따라, 관계 속에서, 나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속마음을 달래가면서 타인을 마주하는 경우들이 제법 있다. 지켜져야 하는 '타인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가까운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에 나 자신이 실망할 때도 있다. 가깝기 때문에 감정을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가까운 사람들 역시,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이므로 배려해야 할 상대라는 점을 잊지 않고 싶다.


가끔씩 감정이 복잡한 날은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글을 쓰면서 문득 드는 생각은, 위의 방법들은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감정의 다스림'에 가깝다. 그런 시간들이 마음 한구석에 켜켜이 쌓여 내 마음은 작가님의 그림처럼 여러 가지 색들로 중첩되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가끔은 흘러내리게 두기도 해야겠다.


산에 올라가서 '야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다른 방법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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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그램 사진, 글계정 : @winterflower_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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