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다른 이름
올해 들어 처음 내리던 눈은 소담스러웠다.
앞이 안 보일 만큼 탐스럽게 내리던 눈.
하늘서 보내온 얼음 결정체는 차가운 솜털처럼 쌓였다.
그 가운데로 누군가의 발자국이 남겨진다.
계속 내리던 눈은 아무도 딛지 않았던 것처럼 지난 자국을 지웠다.
눈과 함께 소환되는 것은 동심이다. 그저 좋은 풍경에 기분이 좋아지는 마음.
눈이 오는 풍경에는 아이들이 항상 있다. 눈사람을 만들고, 눈놀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
눈 오는 날의 풍경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밤에 내리는 눈은 낮에 내리는 눈보다 더 서정적이다.
가로등 빛을 받은 눈은 더 리드미컬하다. 인공의 빛과 자연의 눈은 제법 잘 어울린다.
목도리를 입까지 끌어올려 두르고 내 쉬었던 숨이 빈 공간 사이를 매울 때쯤, 얼굴에 느껴지는 텁텁한 습기가 알려준다.
오랜 시간 길 위에 있었다는 것을...
마치 눈을 처음 보았던 것처럼...
처음은 설렘이다.
기대에 가득 찬 처음은 설렘이다. 아이에게 처음 먹어보는 솜사탕을 쥐어줬을 때, 아이의 얼굴에 피어나는 것은 설렘이다. 아기가 첫 발자국을 띄었을 때, 엄마라고 불러 줬을 때, 마음속에 피어나는 것은 설렘이다
처음은 용기다.
해보지 않은 일을 해야 할 때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그 감정에서 도망치지 않고 시도해 보는 것은 용기다. 용기가 없으면 처음도 없다.
처음은 낯설음이다.
처음 방문하는 장소, 처음 보는 얼굴들 사이에 고개를 드는 마음의 요동과 방향 잃은 눈동자 사이로 오가는 공기는 잘 알고 있는 감정이지만 매번 익숙해지지 않는 앎이다.
처음은 시작이다.
시작된 모든 것은 처음이다.
처음은 다시 시작하는 모든 것들이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시 시작해야지.
마치 처음인 것처럼....
#처음#설렘#용기#낯설음#시작
#다시시작하는모든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