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따뜻한 마음으로부터 오는 회복

by 겨울꽃 김선혜
photo by Seonhye



그 봄에 내리던 눈은 마른 잎들 위로 다소곳이 내려앉았고 그 풍경을 보던 나는 매우 차분해졌다. 적당히 내리는 눈, 적당한 바람, 적당한 냉기는, 오래지 않아 쌓인 눈을 녹이고 투명한 물방울을 만들어 눈물처럼 흘러내리게 했을 것이다.


우산 속에서 걸었던 그 순간, 그 찰나는 빛과 함께 반짝였으며 그 빛은 길을 안내해 주었다.


나뭇가지 사이사이에도 눈이 내렸다. 시선은 겨울 한가운데 서있는 것 같았지만, 현실은 봄의 시작점에 서있었다. 내 발자국은 눈위에 수줍게 놓여있었고 그 깊이는 깊지 않았다. 그 발자국을 보면서 지난 겨울에 눈 위를 내딛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겨울 눈 위에 올려진 발자국, 두꺼운 흰옷을 입은 세상, 입을 벌리면 공기 중에 퍼지는 뽀얀 입김은 겨울 풍경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되는 풍경이다. 그 풍경을 바라보면서 느껴지는 감성은 봄 눈이 오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성과 사뭇 다르다. 봄눈을 통해 느끼는 감성은 비 오는 날의 감성과도 닮았고, 하루를 마치고 소파에 앉아 편한 숨을 내 쉬면서 음악을 듣는 차분함과도 닮아있다. 그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으면서 차를 마시고 있는 나를 떠올린다. 내가 들고 있는 컵 안에는 따뜻한 그린 티가 담겨있고 나는 찻잔 안을 지그시 내려다보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다. 이내 내가 들여다보던 찻잔 안에 작은 동그라미가 번지면서 기억 하나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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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꽃 ‘김선혜’의 브런치입니다. 마음이 담긴 좋은 글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글을 쓰고 사진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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