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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찬준 Nov 18. 2019

#사장일기,  중간에 봅시다 vs 다하고 보여드릴께요

 고객사 : 완성본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전체적인 방향이 맞는지 중간 중간 보면서 체크하죠.”

작업자 : 중간에 보여드리면 이해가 안되실 겁니다. 어느 정도 완성하고 보여드릴께요.”


회사가 디자인 작업을 주로 하다 보니, 프로젝트가 들어가고 디자인 시안을 진행할 때 고객사 담당자와 위와 같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경우가 많다. 작업을 의뢰한 입장에서야 당연히 윗 분들께 보여드리기 전에 미리 중간 중간 보면서 방향을 맞추고 싶어하지만, 디자이너들은 작업의 특성 상 완성이 덜 된 중간 작업물을 보여주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상황은 비단 고객사 담당자 뿐 아니라, 중간에서 기획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기획자가 있는 경우에는 내부 팀원들(기획자 vs 디자이너)간에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자,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위에 했던 말을 다시 해석하면 이렇게 된다.

“완성본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전체적인 방향이 맞는지 중간 중간 보면서 체크하죠.” 이 말은,

나도 위에 보고 해야 하고, 보고할 때 욕 먹으면 안되니까, 내가 생각하는 방향이나 퀄리티 수준이 네가 작업하는거랑 맞는지 중간에 봐야 안심이 좀 되겠어.’라는 의미이고..

“중간에 보여드리면 이해가 안되실 겁니다. 어느 정도 완성하고 보여드릴께요.” 이 말은,

나는 작업 중간에 보여주는거 싫어해. 분명히 중간이라고 말해도 이것 저것 수정 사항 줄거잖아. 그러면 다하기도 전에 수정 작업만 많아져서 죽도 밥도 안된다고..’라는 뜻이다.


양쪽의 입장이 있으니,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고 말할 수 없는 문제다. 중요한 건 이런 입장차를 어떻게 조율할 것이냐는거다.

결론을 말하자면, (90프로)완성본을 중간에 보여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말하면 그 다음 디자이너의 말은 이거다. “그 짧은 시간에 90%를 완성하라고요?”

그게 아니고, 90프로 완성되는 시점을 중간으로 잡고 전체 디자인 일정을 잡아야 한다는 말이다.


디자이너의 입장으로 보자면, 디자인 작업의 특성 상 완성도를 30%, 50%, 75% 이렇게 구분할 수가 없다. (디자인 하는 페이지 수에 따른 진행율이 아니고, 한장의 완성도를 말한다.) 그러니 90프로라고 하면 느낌 상 디테일한 수정 작업만을 남겨둔 거의 완성된 상태라는 뜻이다.


90% 완성된 디자인


100% 완성된 디자인


실제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해보면, 이 정도의 완성율일 때 중간 과정이라고 보여줘야 고객의 만족도 높아지고, 수정 사항도 적어진다. “이 정도면 조금만 보완해서 보고 진행해도 되겠는데요.”라는 말이 나와야 한다. 진짜로 중간에(50프로) 디자인을 보여준 적도 있다. 이게 뭔가요?라는 반응이 돌아온다. 이때부터 프로젝트는 꼬이기 시작한다.




대부분 소기업의 사장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맨 앞에 있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과 내부 직원의 입장을 중간에서 잘 조율해야 한다. 고객의 말에 숨어 있는 진짜 의미를 찾아내려고 부단히 노력해야 하고, 내부 직원의 어려움을 케어하면서 전체 업무 일정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

간혹 고객사 담당자에게 내부 직원의 입장에서 내용을 전달하고, 내부 직원에게는 마치 본인이 고객사인 것처럼 행동하는 사장님을 본 적이 있는데(나도 그런 적이...), 이 경우 양쪽 모두에게 버림 받을 확률이 높다. 소기업일수록 사장은 각각의 입장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우고, 그를 토대로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하겠다.


#90프로완성된디자인 #90프로가중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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