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나의 것

by 겨울빛


우리는 이따금 창작자들이 자신이 만들어낸 작품을 '내 새끼'라고 지칭하는 것을 듣는다.

얼굴도 팔 다리도 없는 생명 없는 무언가를 자식과 같다고 하는 것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감히 말하건대 비슷한 면도 꽤 있다.


2025년 기준 세계 인구는 82억명이지만 82억명 중 비밀리에 실험한 것이 아닌 이상 완벽히 일치하는 사람은 없다. 또 한 명의 아이가 태어나기 위해서는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간다. 대체 불가능성과 대상에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창작물과 인간의 아이는 꽤 닮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애착이 상당하다는 점도.


그렇게 대치해서 상상해보면 내 창작물을 베끼거나 훔쳐서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자식을 납치해서 제 자식이라고하는 것과 마찬가지니 그 심정을 조금 이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짝퉁과 진퉁의 차이


명품을 예로 들어보자.

소위 짝퉁과 진퉁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가격이다. 당연히 짝퉁이 더 저렴하다. 오리지널보다 비싼 짝퉁은 없다.

그럼 왜 짝퉁은 가격이 저렴할까? 이유야 많겠지만 나는 ‘시간’이 적게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모든 창작물에는 ‘시간’이 든다. 예로 든 명품에는 타 브랜드에서 나온 적 없는 독창적인 디자인에 대한 고민의 시간이 있었을 것이다. 또 그것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한 시간이 들었을 것이다. 이 모든 시간과 과정에 대한 스토리가 가치로 환산된다.

그 가치에는 가격도 있겠지만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도 있다. 짝퉁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이다.


짝퉁은 이 모든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베껴서 찍어내면 되니까.


가짜는 진짜의 가치를 절대 넘어설 수 없다. 대부분의 창작물의 경우, 특히 미술품을 보면 이 사실은 명확하다. 카피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가격은 원래 가격을 기억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하락한다. 숫자만큼 명확한 것은 없다. 베낀 창작물은 절대 원 창작물의 가치를 넘어설 수 없다.


가짜와 진짜를 만들어 내는 것


짝퉁의 가치가 낮은 것은 소비자의 인식도 한 몫 한다. 누군가 힘들게 창작한 디자인을 베끼는 것은 나쁜 것이고, 그것을 소유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도 진퉁과 짝퉁 모두를 가질 수 있다면 짝퉁을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저작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들의 ‘고유성,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인식이라고 생각한다. 베껴서 쉽게 찍어낸 저작물에 대해 비판하고, 그것이 원래 저작물에 비해 가치가 낮음을 인식하고 또 소비하지 않아야 저작권이 지켜질 수 있다.


곱씹음의 가치


그렇다면 창작자는 저작권에 있어 어떤 책임을 질까?

그 이름 창작이라는 단어의 뜻에 이미 있듯이 ‘독창적’으로 지어내야 한다. 오롯이 나의 작품이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것인지. 혹 내가 감명 깊게 읽은 다른 이의 창작물이 섞여 들어간 것은 아닌지, 나는 당당하게 저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부단히 곱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롯이 나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저작권은 창작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