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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겨울

어릴 적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여자들은 망해가는 수순이 대게 비슷하다.

당연히 누리던 편안함이 사라지는 순간을 상상하지 못한다. 있었던 것이 없어진다는 것을. 그들은 그걸 모르기 때문에 인생이 시나브로 꼬인다.


우리는 원래 오랫동안 다 같이 알던 사이였다. 대학교때 연합 동아리 행사에서 처음 만났다. 그 시절 우리 셋은 모두 각자 학교 동아리 회장이었다.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던 우리들. 그 느슨한 관계가 어쩌다 보니 그와는 사귀는 사이가 되었고, 그녀와는 어쩌다 보니 몇 년 만에 공유 오피스에서 우연히 마주쳤다. 그렇게 다시 가까워졌다.


“기억 나세요? 그 때 우리…”


그녀가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꺼냈던 적이 있다. 나는 가볍게 대답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우리가 사귀는지, 연락하는지조차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했던 점은 그녀의 단어 선택에서 그와 굉장한 친밀감이 느껴졌다는 점이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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