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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겨울

“우리 둘 만나는 거. J도 알아?”

나는 그에게 물었다.

“모르지. 굳이 말할 필요 없잖아. 별로 대화 안 나눠서 그럴만한 타이밍도 없었어.”

그가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왜 굳이야?”

“그냥, 복잡해지잖아.”


그때 어렴풋이 알았다. 그는 나와 사귀는 3년동안 그녀와도 드문드문 연락하며 지냈다는 것을. 나와 만났듯이. 그녀와도. 그렇다면 같은 방법으로 난 쉽게 무너졌고 그녀는 아니었을까?


전쟁의 시작이었다.


알고 보니 나와 사귀며 그녀를 본인의 보험 또는 대기명단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왜냐면 그녀는 사랑에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타입이었다. 신중했고, 그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나와 만나면서도 그녀에게도 여지를 남겼다. 조금씩, 꾸준히. 그녀는 호감을 유지했다. 확신은 아니지만, 거부하지도 않는 그 애매한 선에서.

그러다 별거 아닌 그의 사랑 속에 내 사랑만이 진심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그가 불행하길 바랬다. 그리고 그가 불행하길 바랬던 정확히 그 순간부터, 그녀가 싫어졌다.


그 전까지 나는 그녀를 이해하려 애썼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그녀의 은밀한 이중성을 그녀가 살아온 환경을 상상하며 기꺼이 이해해보려 했다. 아마도 그녀는 늘 사랑받았고, 늘 줄 수 있었고, 그래서 베푸는 것이 습관이 되다 보니 관계에서의 균형을 잃었을 것이라고. 불안은 결핍이 아닌 과잉에서 온다며.


하지만 그 끈이 끊어졌다. 더 이상 이해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가 불행해지길 바라는 순간, 그녀를 향한 관대함도 함께 사라졌다.


나는 알고 있었다. 그가 그녀를 좋아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도 그를 나쁘게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그들은 틀림없이 가까워질 것이다.


그렇다면 전략은 간단했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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