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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이 Mar 02. 2024

이런 집을 갖고 싶다.

- 10년 후면 이루어질까?


 나는 이런 집을 꿈꾼다.   

넓은 마당이 있어서 한쪽엔 야채를, 다른 쪽엔 작은 식물이나 큰 나무들을 심는다. 

강아지가 신나게 뛰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다. 

한가롭게 앉아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작은 탁자가 있고, 흔들흔들 앉아서 탈 수 있는 그네가 있다. 


집은 2층으로 단아하면서 깔끔한 모양을 지니고 있다. 

어떤 색이 좋을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아마 연한 색이 좋지 않을까 한다. 


반지하에는 햇살이 적당히 들어온다. 

그곳에는 애들이 좋아하는 작은 당구장을 만들고, 남편이 마음껏 두드릴 수 있는 드럼을 놓는다. 

소리가 밖으로 나갈 수 없게 소음방지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1층에는 함께 쉴 수 있는 거실이 있고 주방과 방 2개와 화장실을 만든다. 

2층에는 각자의 방을 만든다. 

내 공간 역시 2층에 있다. 


창으로 마당이 보이고 멀리 시선을 두면 강이 보이면 더 좋겠지만 그것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마당에 심어져 있는 나무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책을 보다가 창으로 눈을 보내면 푸른 나무들이 내 눈을 쉬게 해 주었으면 한다.

  

 집을 갖고 싶은 건 아마 모든 사람들의 소망일 것이다. 

예전에는 집을 짓고 싶었다. 

그러나 집을 지어 본 사람들이 힘들다, 두 번은 못할 것 같다는 말을 듣고 나니 겁이 난다. 

내가 원하는 모양과 구색을 갖춘 집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그런 집을 찾을 수도 있고, 기존의 집을 리모델링하여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집을 상상하는 건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이 상상이 현실로 실현될 날을 꿈꾼다.

  

 현재 나는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아파트에서 자주 발생하는 층간 소음이 없다.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좋으신 분들이라 이웃 간의 마찰 역시 없다. 

다만 거실에 난방이 되지 않아 약간 춥다. 

특히 남편과 작은 아들은 추위를 심하게 탄다. 

전기장판을 깔았고, 아주 추울 때는 난방기를 돌리지만 온기가 오래 머물지는 않는다. 

마당에 텃밭처럼 작은 공간이 있다. 

작은 장미 두 그루와 치자나무가 심어져 있다. 

지금 3월이니 조금 더 있으면 잔파나 고추, 허브 종류의 식물을 심어야 한다.

허브를 좋아해서 심는다기 보다 필요에 의해서이다.

길고양이들이 수시로 지나다니면서 응가를 해 놓으니 그걸 방지하지 위해서이다. 

향이 진한 식물을 심으면 오지 않는다는 정보로 봄이 되면 심는다.

 

작은 공간에서 장미가 피고 치자꽃이 자태를 드러내면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된다. 

땅에서 자라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지금은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나갈 두 아들. 

그들이 독립할 날이 있을 것이다. 

아직 용돈을 주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5년 안에는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찾아서 나가지 않을까.

  

 나는 학교를 졸업하고 집을 떠나고 싶어서 안달이었다. 

어디든 멀리 가고 싶었다. 

그때는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하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은 많았고, 취직이 가능했던 시기였다. 

아니다. 내가 그러했고 내 친구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여 안정된 직장을 잡았다. 

친구들처럼 시험준비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안정된 직장에서 호봉을 쌓으며 여유를 부리며 살고 있을까. 

아무리 좋은 직장도 자신과 맞지 않으면 오래 있을 수 없다. 

살아보니 어떤 일이냐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 역시 중요하다. 

하루 8시간 얼굴을 봐야 하는 사람들과 뜻이 맞으면 조금 힘든 일도 해 낼 수 있다. 

   

 과거를 돌아봐야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미래를 봐야 한다. 

앞으로 일어났으면 하는 일과 일어나기를 바라는 일에 신경을 써야 한다. 

멋진 집을 상상하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나를 그려본다. 

그 꿈들을 이루기 위해 나는 뭘 하고 있는가. 

나에게 묻는다. 

10년 후에는 뭔가가 이루어질 수 있게 노력하고 싶다. 

꿈을 실현시킨 나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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