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는 걸 막을 수 있을까.
목욕탕에 다녀오면 화가 난다.
지난겨울 2킬로 늘어난 몸무게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가급적 저녁에는 적게 먹으려고 하고, 술도 거의 먹지 않고 있으며, 걷기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몸무게는 약 올리듯이 그대로이다.
찌기는 쉬워도 빼기는 이렇게 힘들다.
나도 안다.
알고 있지만 화는 난다.
왜 나는 살을 빼지 못하나 자책하게 된다.
더 많이 운동하면 되는데 또 그게 잘 안된다.
어제 4시를 조금 넘기면서 책을 보다가 허전하여 과자를 먹기 시작했다.
조금만 먹으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한 봉지 다 먹었다. 다 먹고 나니 속이 약간 불편했다.
저녁을 먹고 나니 갑갑해졌다.
이런 미련퉁이.
내가 한심했다.
요즘 뜨고 있는 체중감량 주사인 ‘위고비’를 검색했다.
얼마이며, 어떤 사람에게 처방해 주고, 어떤 부작용이 있는 것일까.
그냥 들었을 때는 몇 달 주사를 맞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26주 동안 주사를 맞아야 하고, 15킬로 정도 감량이 된다고 했으며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와 있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
주사를 맞는 기간이 너무 길다. 물론 부작용도 다양했다.
주사 자체도 무서운데 여러 가지 부작용과 과한 비용은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나이를 먹으니 저녁이 되면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잠이 빨리 온다.
많이 피곤한 날에는 9시가 되기 전에 눈이 내려앉는다.
예전에는 새벽 2시가 되어야 잤건만 지금은 11시를 넘기기 힘들다.
어제 읽은 책에서는 말했다.
“감각적인 글을 써야 하고, 생동감 있는 문장을 써야 한다.”(소설가의 일, 김연수, 문학동네)고.
그 말을 들으니 왠지 나는 아닌 것만 같아 자괴감이 밀려왔다.
소화도 안 되지, 나에 대한 미움이 생기니 짜증이 났다.
남편은 약속으로 인해 한 잔 하고 들어왔다.
씻지도 않고 텔레비전을 보며 소파에서 잔다.
그 모습에 화가 났다. 다른 때 같으면 깨워서 “씻고 방에 가서 자”라고 했겠지만 그 어떤 말도 하기 싫었다. 그냥 두었다.
그랬더니 작은 아들이 아버지를 깨우며,
“아빠, 양치했어? 안 했으면 하고 방에 가는 게 어때? 치약 줄까?”
“어. ~~~~ 잉? 이게 뭐야? 칫솔을 줘야지 왜 치약을 주는 거야?”
“아빠가 치약 달라고 했잖아.”
“야, 치약과 칫솔은 딸려 나오는 거지.”
작은 아들은 소파에 자는 아버지에게 유머를 발휘하고 있었다.
아침 7시에 눈을 뜨니 남편은 거실에서 텔레비전에 빠져 있다. 잠시 더 누워 있다가 일어나서 씻었다.
내가 씻는 사이에 남편은 침대로 와서 잠이 들었다.
나는 가방을 챙겨서 도서관으로 왔다.
남편은 왜 말도 없이 갔냐고 전화를 했다. 자고 있었잖아.
나의 무능력과 나의 무재능에 대한 화를 남편에게 내고 있는 내가 한심했다.
도서관에 앉아서 창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반성하고 있다.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까.
아직도 이러고 있는 나는 뭘까.
계속 나를 미워할 수는 없지 않을까.
나를 다독이고, 격려하고, 북돋아줘야 하나.
내가 한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