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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이 Jun 07. 2024

산울림과 김창완이 주는 울림

- 노래가 마음을 울린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김창완이 나왔다. 라디오 DJ를 오랫동안(23년간) 하다가 물러나면서 예능에 나왔다. 김창완은 평소에 텔레비전을 보지 않기에 예능이 낯설 수밖에 없었다. 녹화 시간과 방송이 나가는 시간의 차이를 듣고 놀라워했다. 그의 놀람은 나나 일반인의 놀람과 같은 것이었다. 실제로 방송에 나오는 시간과 녹화 시간이 다르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녹화 시간이 그렇게 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김창완은 MC가 하는 말에 당황하기도 하고 편안하게 대답을 하기도 했다. 그기까지는 다른 출연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대니 구와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했다.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사랑한다고

당신이 잠든 밤에 혼자서 기도했어요.

이 말을 하고 꼭 하고 싶었어요.

행복했다고


헤어지는 날까지 우리는 하나였다고

이제는 지나버린 시간이지만

가슴에 별들처럼 남아 있겠지.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

사랑한다고

당신이 잠든 밤에 혼자서 기도했어요.     


 김창완이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대니 구가 바이올린으로 함께 연주를 하는데 …하 ~마음이 이상해지면서 나도 모르는 내 아픈 부위를 건드렸다. 

 김창완의 낮은 듯 부드러운 목소리와 가만가만히 귀에 들리는 가사가 어지러운 머리를 맑게 해 주었다. 


 오늘 아버지를 만나고 왔다. 병원에 있는 엄마 얘기를 하러 간 것이었다. 아버지는 엄마의 병을 자신의 기(氣)로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그런 생각을 할 수는 있다. 아니 낫게 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다. 아버지의 확신이 엄마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많다 보니 걱정이 된다.

 현재 병원에 있는 엄마의 상태가 좋아지면 퇴원을 하여 집에서 아버지가 치료를 하고 싶다고 한다. 처음엔 안된다고 그냥 병원에 계시는 게 더 좋다고 말리다가 이제는 약간 포기상태이다. 엄마의 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지 나을 확률은 낮다. 그러면 아버지가 하고 싶은 치료를 해 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엄마의 상태를 봐 가면서 다시 의논하기로 했다. 


 문제는 그렇게 얘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 마음이 좋지 않다. 

 찜찜하고 이상한 이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까. 

 내가 엄마를 포기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아버지를 만나고 온 날은 무거운 뭔가를 달고 온 느낌이다. 


 그런 상태에서 김창완의 노래를 들었다. ”사랑한다고~, 기도했어요. 밤에 혼자서~“ 이 구절이 아프게 했다. 나는 엄마, 아버지를 사랑한다. 그래서 기도한다. 엄마가 낫기를, 아버지가 건강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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