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적인 업무가 끝나는 금요일. 주말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내 희망사항과 달리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주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엄마의 몸이 아프면서 병원에 약 타기, 센터에 전화하기, 필요한 물품 신청하기, 상담하기 등 모든 자잘한 일이 내 몫이다. 당연한 일이라 하기는 하지만 에너지가 소비되고 기운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해야 할 일은 빠르게 마무리 지어야 내 시간을 만들 수 있다.
날이 더워지고 있다. 움직이면 땀이다. 여름에 땀이 나는 건 당연하지만 유달리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린다. 그래서 나는 겨울이 여름보다 좋다.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내려가면 춥지만 움직이면 땀이 나고 차가운 바람의 감촉으로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해가 갈수록 여름은 길어지고 더워지고 있다. 누군가 그런 얘기를 했다. 현재 내가 느끼는 온도가 가장 덥다고. 맞는 말이다. 지난여름은 시간이 지나면 잊는다. 지금 느끼는 더위가 제일 더운 건 당연하다. 현재를 느끼니까.
우리 집 애들은 여름을 기다린다. 시원한 물놀이를 좋아하니까 더 기다린다. 여름을 좋아하고, 물놀이를 좋아하는 건 젊다는 것이고 힘이 있다는 것이다. 물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물놀이 그렇게 즐기지는 않는다. 물에 쏟을 내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고 약간 귀찮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름은 가만히 있는 게 최고 아닌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더위가 와도 덥다고 느끼지 않는다.
숲과 나무가 우거지고 계곡으로 깨끗한 물이 졸졸 흐르는 곳에 별장이 있다면 어떨까. 그곳에서 일주일을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생각만으로도 행복하고 웃음이 실실 난다. 가질 수 없기에 상상하는 것이다. 언젠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꾸면서 살아간다.
나만의 시간 갖기는 현대인들이 바라는 사항이다. 자신을 위한 시간이 확보되어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온전해지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힘이 난다.
오전은 타인을 위해 사용했다면 오후는 나를 위한 시간으로 돌리자. 평일을 일에 매진했다면 주말은 나를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자. 나를 위한 시간. 이것이 나를 쉬게 하는 방법이다. 나를 찾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