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몰려 든 교육으로 인해 체력이 방전되고 있을 때, 봄은 오고 있었다.
가라 앉는 정신을 잡고 밖으로 나오니……꽃들이 보였다.
목련이 피고, 개나리가 피고 있었다. 그들을 보자 내 눈에 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꽃이다.
분명 목련 보다 개나리가 먼저 핀다.
개나리보다 진달래가 먼저 피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목련이 피기 시작하면 봄임을 느낀다.
몽글몽글 봄이 옴을 느낀다.
새싹이 올라오면서 땅 기운이 하늘을 덮으려고 한다.
새싹과 피어 오르는 꽃봉오리로 인해 나는 나른함을 느꼈나 보다.
봄을 느끼자.
이번 봄은 느껴보려고 한다.
어차피 마음도 몸도 힘든데 봄이라도 느끼자.
오늘 본 목련이 나를 초대했다.
목련의 속살에 내 눈은 녹았고, 마음도 녹여서 이 봄을 만낏하려고 한다.
봄이 가기 전에 내 눈에, 내 마음에 가득 담아두려고 한다.
꽃들로 내 마음의 아픔을 치유하려고 한다.
그게 오늘의 할 일이다.
나른함을 누가 주었던 이제 털어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