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손수레

손수레(카트)가 사라졌다.

by 정상이

상품권이 있어서 이마트에 시장을 보러 갔다. 스탠드와 수면양말을 사고 과자 하나와 냄비를 샀다. 계산을 하러 갔더니 내가 담은 냄비는 샘플이라며 박스에 있는 것을 담아 오라고 했다.


아, 샘플을 그냥 담았네. 이런 바보가 있나.


3층에서 다시 2층으로 내려갔다. 손수레를 옆에 세워 두고 다시 냄비를 살펴보는데 이상했다. 분명 내가 원하는 건 하나인데 박스엔 두 개가 담겨져 있다. 세트로 파는 데 개당 가격과 전시상품을 따로 진열해 둔 것이었다. 내가 원하는 건 냄비 하나였다.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요즘 남편은 나를 ‘띰순’이라고 놀린다. 띄엄띄엄 봐서 물건을 잘못 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는 분명 오리훈제라고 샀는데 집에 와서 보면 돼지고기였을 때도 있고, 일미라고 샀는데 집에 와서 보면 명태포인 경우가 있다. 포장지랑 생김새가 비슷하다보니 실수를 하게 된다. 이런 나를 두고 남편은 ‘아이고 띰순아 띰순아,’ 하면서 놀린다.

또 실수하지 않으려면 잘 봐야한다. 한참 고르다가 가격과 모양이 적절한 걸 찾아 손수레에 담으려고 하는데,


어? 없다. 손수레가 어디로 갔지? 옆에 있는 게 걸려서 멀찍이 옮겼나?


아무리 살펴보아도 보이지 않는다. 계산도 하지 않은 것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고 가져갔나?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한참을 찾았다. 보이지 않았다. 난감했다. 어디로 갔을까.


더 찾아 봐야 하나 어찌해야 하나 한참 망설이다가 옆에 있는 빈 손수레에 물건을 담았다. 다시 스탠드와 수면양말을 골랐다. 과자코너는 가지 않았다. 너무 멀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이동하면서 혹시 내 손수레가 있나 두리번거렸다.


어, 있다. 어떤 할머니가 내 물건이 담긴 손수레를 밀며 다니고 있었다. 어르신, 그건 제 것인데요. 하려다가 그만두었다. 이미 내 물건은 다시 담았고 얘기를 하면 당황하실 수도 있고, 뭐라고 설명하기가 난처했다. 나중에 아시겠지!

계산을 하고 나왔다. 여태까지 마트에 물건을 사러 와서 내 손수레를 잃어버린 경우는 난생 처음이다. 황당하면서 처음 겪은 일이라 집에 와서 신나게 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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