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차려주는 서비스

밥하기 싫을 때 요청하고프다.

by 정상이
음식사진.jfif

아침과 점심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저녁이다. 저녁을 준비할 시간이 되면 이상하게 하기가 싫어진다.

휴가를 받아서 쉴 때는 쉬고 있어서 하기 싫고, 일에 지쳐 있을 때는 힘들어서 하기 싫고, 몸이 아플 때는 아파서 하기 싫다.


식구들을 위해 장을 보고 음식을 맛있게 만들면 행복하지 않느냐고?

이상하게 나에겐 그런 행복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내가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엄마, 진짜 맛있어.”하면 기분은 좋다.

그뿐이다. 다음에 또 맛있는 거 해 줘야지. 하는 마음이 안 생긴다.

내가 이상한 건가?


시켜 먹으면 돈이 나가고 버려야 할 용기들이 늘어나서 신경이 쓰인다. 또한 시키는 음식의 종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메뉴 정하는 것도 힘들다.


이럴 때 메뉴부터 요리까지 짜짠 하고 해 주는 서비스가 있다면 나는 애용할 것 같다. 어떤 메뉴인지 신경쓰고 싶지 않다. 그냥 해 주는대로 먹을 것이다. 기분좋게. 얌얌.


어제는 있던 찌개를 데우고 콩나물 무침을 하고, 햄을 구워서 먹었다. 다 먹고 나니 큰애가 들어왔다. 찌개 없이 있는 반찬에 햄을 구워 주었다. 불평은 없었지만 고기 반찬이 없으니 그리 만족스러운 표정은 아니다.


오늘은 국이나 찌개를 만들고 나물 반찬 하나를 할 예정이다.


비가 와서 공기는 맑고 기분이 좋기에 저녁 준비에서 벗어나고 싶다. 아주 강렬하게.


돈 많은 싸모님도 아니고 뚝딱뚝딱 해주는 재주가 없기에 더 소망한다.

찾아오는 저녁 서비스를 희망한다. 아니면 저렴하면서 영양 만점인 뷔페가 있다면 매일 이용하게 될까?

저녁이 하기 싫어서 이런저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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