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돌이가 드라이버를 다니네요.
저는 아들이 둘입니다.
큰애와 작은 애는 세 살 터울인데 생김새부터 성격, 하는 행동 등 같은 점이 거의 없습니다.
한 배와 한 씨에서 왔는데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큰 애는 활달하고 친구와 운동을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집이 하숙집입니다.
반면 작은 애는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며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빠져 있습니다.
일명 집돌이입니다.
현재 고3인데 우리집에서 애교와 유머 담당이라 군대를 가면 어찌하나 고민입니다.
지금 군대를 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기에 더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제 작은애는 고3이지만 대학을 가지 않습니다. 별로 의미가 없다네요.
언젠가 가고 싶을 때가 있을 수도 있고 가지 않을 수도 있겠죠.
뭐 자신이 선택한 길이니 지켜 볼 뿐입니다.
지난 11월 말쯤 해서 갑자기 바빠졌습니다. 군대를 지원하기 위해 가산점이 있는데 그걸 얻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우선 헌혈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리곤 운전면허증을 따기 위해 학원으로 갔습니다.
학원에 등록을 하고 필기와 기능을 거쳐 도로연수까지 면허증을 한번에 땄습니다.
제 차에 보험을 넣고 도로로 나가 보았습니다.
역시 큰 애와 운전하는 게 다르더군요.
큰 애는 속도를 내는 쪽이었는데 작은 애는 조심스럽게 액셀을 밟아 천천히 가더군요. 완전 반대죠.
옆에 앉아 함께 가는데 제가 힘들어서 혼자 다녀보라고 했습니다.
3일 정도 다니더니 별로 다니지 않더군요.
역시 밖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오토바이 얘기가 나왔습니다. 왜 나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작은 애는 오토바이를 사고 싶다고 말하고 남편은 자신이 좋아하는 기종을 말하며 신이 났습니다.
저는 오토바이에 대해 잘 모르니 그냥 지켜만 볼 뿐이었습니다.
아퀄라가 좋다고 하더군요. cc가 낮은 것을 기준으로 알아보니 가격대가 좀 있더군요.
작은애는 대리점이나 직영점에 직접 가 보자고 했습니다. 몇 군대 다녀봤습니다.
중고가 잘 없고 어떤 곳은 12월이 되어야 나온다고 하더군요.
아들은 중고든 신형이든 비싸지 않은 가격대의 오토바이를 빨리 사고 싶어하는 것 같았습니다.
중고로 울프 클래식을 사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괜찮은데 역시 보험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헬멧과 오토바이 덮개 등 부품들은 제가 사 주었습니다.
오토바이를 가진 작은 애는 몇 번 연습하더니 금방 탔습니다.
그러더니 여기 저기 막 다닙니다.
오늘은 여기, 다음 날은 저기 등 시내에도 가고 제법 멀리도 갑니다.
어릴 때 자전거를 배울 때는 형이나 아빠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오토바이는 그렇지 않더군요.
그냥 몇 번 다녀 보더니 금방 타더라구요.
오토바이를 타고 드라이버를 다니는 작은 애를 보며 기분이 묘합니다.
이제 어린 애가 아닌라는 느낌과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앞 집에 사는 아주머니가 오토바이를 사 준 저더러 대단하다고 하더군요.
위험한 오토바이를 사 주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겠죠. ㅎ ㅎ
그러나 큰애가 아닌 작은애가 타는 것이라 저는 걱정하지 않습니다.
스피드를 즐기기보다 풍경이나 바람을 즐기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잘 타고 다니는 아들을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