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곰팡이를 없애자.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참 요상하다. 예전에 빈 방에 벽지를 새로 할 때는 분명 힘들었을 텐데 그 기억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러기에 다시 일을 벌일 수 있는 것인가.
단독주택이라 밖과 연결된 벽에 곰팡이가 조금씩 생겼다. 큰 애의 방이 유독 심했다. 온도차이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그냥 두고 보기엔 건강상의 문제도 있어서 어찌할까 하다가 곰팡이가 있는 부분의 벽지를 뜯어 내고 페인트를 칠하면 될 것 같았다. 페인트를 검색해 보니 친환경이면서 결로까지 방지하는 게 있었다.
지난 일요일 오전 10시에 하기로 하고, 준비물은 미리 갖추었다. 한쪽 벽면이었지만 방에 있는 물건을 치우고, 침대를 최대한 빼 내고 비닐을 덮었다. 먼지와 페인트가 떨어질 수 있으니 대비한 것이었다.
벽지를 한 겹 뜯어내는 게 아니라 전부 뜯어내는 일이라 어려웠다. 잘 뜯어지지 않았고, 두 겹 세 겹 있는 부분도 있어서 쉽지 않았다. 12시 30분쯤 잠시 쉬면서 점심을 먹었다. 다시 일을 시작하여 오후 2시가 넘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페인트 칠은 벽지 뜯어내는 것보다 쉬웠다. 1차로 페인트칠을 하고 목욕탕에 가서 씻고 왔다. 2차로 칠할 때는 벽의 색감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다 하고 나니 오후 5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많이 걸렸다. 하루를 다 보낸 셈이다.
원래는 옷방도 함께 하려고 했었다. 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남편은 색칠하다가 의자에서 미끄러져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의자가 낮은 것이라 넘어진 팔 쪽과 다리가 조금 아픈 정도였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레몬 향이 미미하게 났다. 혹시 몰라서 하룻밤은 작은 애 방에서 함께 자기를 권했다. 오랜만에 함께 한 둘의 동침, 서로 자기가 피곤했다고 난리였다. 자랄 때는 그렇게 좋다고 장난치고 다정하게 자더니……. 그래도 둘은 사이가 좋은 편에 속한다고 본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할 때는 힘들었지만 하고 나니 깨끗해진 벽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색이 괜찮아 보였다. 아들 방이라 본인에게 고르게 했기에 본인이 만족하면 되는 것이었다.
페인트가 남았다. 우리 방과 작은 애 방 천장과 맞닿아 있는 부분에 약간씩의 곰팡이가 있다. 이번에는 곰팡이를 닦고 그 위에 페인트를 바를 계획이다. 부분이기에 가능하리라 본다. 일단 생각만 하고 있다. 마음이 먹어지는 날이 오면 하게 될 것이다. 페인트의 보존기간이 이달 말이기에 그 전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깨끗해 지는 부분을 생각하면 빨리 마음을 먹고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