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뜯어내고, 페인트 칠하기

- 곰팡이를 없애자.

by 정상이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참 요상하다. 예전에 빈 방에 벽지를 새로 할 때는 분명 힘들었을 텐데 그 기억은 별로 남아 있지 않다. 그러기에 다시 일을 벌일 수 있는 것인가.


단독주택이라 밖과 연결된 벽에 곰팡이가 조금씩 생겼다. 큰 애의 방이 유독 심했다. 온도차이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그냥 두고 보기엔 건강상의 문제도 있어서 어찌할까 하다가 곰팡이가 있는 부분의 벽지를 뜯어 내고 페인트를 칠하면 될 것 같았다. 페인트를 검색해 보니 친환경이면서 결로까지 방지하는 게 있었다.


지난 일요일 오전 10시에 하기로 하고, 준비물은 미리 갖추었다. 한쪽 벽면이었지만 방에 있는 물건을 치우고, 침대를 최대한 빼 내고 비닐을 덮었다. 먼지와 페인트가 떨어질 수 있으니 대비한 것이었다.


20260329_115646.jpg 벽지를 어느 정도 제거 한 상태. 열심히 하는 모습.


벽지를 한 겹 뜯어내는 게 아니라 전부 뜯어내는 일이라 어려웠다. 잘 뜯어지지 않았고, 두 겹 세 겹 있는 부분도 있어서 쉽지 않았다. 12시 30분쯤 잠시 쉬면서 점심을 먹었다. 다시 일을 시작하여 오후 2시가 넘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20260329_164347.jpg 1차 페인트 칠한 모습. 뭔가 얼룩덜룩한 느낌이 있다.

페인트 칠은 벽지 뜯어내는 것보다 쉬웠다. 1차로 페인트칠을 하고 목욕탕에 가서 씻고 왔다. 2차로 칠할 때는 벽의 색감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다 하고 나니 오후 5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예상했던 시간보다 많이 걸렸다. 하루를 다 보낸 셈이다.


20260330_115741.jpg 기존 벽지와 투톤이라 어색했지만 이제 그 느낌도 괜찮아보인다.



원래는 옷방도 함께 하려고 했었다. 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남편은 색칠하다가 의자에서 미끄러져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의자가 낮은 것이라 넘어진 팔 쪽과 다리가 조금 아픈 정도였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레몬 향이 미미하게 났다. 혹시 몰라서 하룻밤은 작은 애 방에서 함께 자기를 권했다. 오랜만에 함께 한 둘의 동침, 서로 자기가 피곤했다고 난리였다. 자랄 때는 그렇게 좋다고 장난치고 다정하게 자더니……. 그래도 둘은 사이가 좋은 편에 속한다고 본다. 물론 내 생각이지만.


할 때는 힘들었지만 하고 나니 깨끗해진 벽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색이 괜찮아 보였다. 아들 방이라 본인에게 고르게 했기에 본인이 만족하면 되는 것이었다.



페인트가 남았다. 우리 방과 작은 애 방 천장과 맞닿아 있는 부분에 약간씩의 곰팡이가 있다. 이번에는 곰팡이를 닦고 그 위에 페인트를 바를 계획이다. 부분이기에 가능하리라 본다. 일단 생각만 하고 있다. 마음이 먹어지는 날이 오면 하게 될 것이다. 페인트의 보존기간이 이달 말이기에 그 전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깨끗해 지는 부분을 생각하면 빨리 마음을 먹고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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