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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상이 Aug 18. 2023

잡초가 무성하다.

- 나도 잡초처럼 자라고 싶다. 

잡초는 참 생명력이 강하다. 관리를 하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아도 저 혼자 잘도 자란다. 


잡초는 누가 봐주지 않는다. 오히려 뽑혀야 하는 제거 대상이다. 


내 화단의 잡초도 잘 자라고, 강변의 잡초도 잘 자란다.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산책하는 길까지 위협하고 있다. 잡초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나 모르게 남 모르게 저렇게 쑥쑥 성장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스스로의 힘으로 쑥쑥 자라 높은 키를 자랑하고 있는 잡초가 신기하고 부럽다. 나는 참 바보 같다. 보잘것없는 잡초까지 부러워하고 있으니. 그러나 어쩌랴 부러운걸. 


 절망하고 나를 자책하던 밤이 지나고 아침이 와서 다행이다. 어제의 고민과 좌절은 지난 일이라 여기고 아침이 온 것처럼 다시 새로이 시작해야겠지. 그렇게 나를 다독인다. 뭔가를 시도하고 실패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듯 다시 일어나는 것도 처음이 아니다. 익숙한 일이지만 속은 쓰리다. 마음이 아프다. 나를 자책하게 되고, 나를 미워하게 되고, 나를 탓하게 되고, 부족한 내 실력이 원망스러워진다. 


 누군가 그랬지. 오뚝이처럼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라고. 나는 오뚝이가 싫다. 흔들거리고 싶지 않다. 넘어지고 싶지 않다. 그러고 싶지 않은 건 내 마음이고 현실은 나를 흔들고, 나를 넘어뜨린다. 언제쯤이면 앞으로 쑥쑥 나아가는 길을 만들 수 있을까. 실패는 이제 남의 일이고 성장하고 쑥쑥 자라기만 하는 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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