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디션

친절을 지키는 일엔 마음만으론 부족하다

by 한승표

정신을 조금이라도 놓으면, 바로 쓰러질 것 같은 날이었다.


계속되는 겨울 성수기의 근무로 인해 목은 의사 선생님이 놀랄 만큼 부어 있었다.

말을 할 때마다, 누군가가 포크로 목 안을 긁는 듯한 느낌이었다.

거기에 전날엔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다녀왔던 상태였다.


전날 새벽, 갑작스런 당일 결근 소식을 알렸던 기억에

너무 미안해 도저히 오늘까지 쉴 수 없어서 수액을 맞고 출근했다.


몸이 버티지 못하더라도 손님에게 동정을 받고 싶지는 않았다.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 했지만, 동료들이 나를 걱정할수록

고마움보다 짜증이 먼저 올라왔다.

내 자신조차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다.


그날 나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남들이 보기엔 그저 피로한 얼굴이었을 것이다.


매일 웃는 얼굴로 손님을 맞이한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체력과 마음의 에너지를 요구한다.

그날처럼 유난히 힘든 날이 아니더라도,

하루에 8시간, 많게는 10시간 넘게 텐션을 유지해야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요즘은 생각보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일주일에 병원을 두세 번씩 가는 날도 많아졌다.

출근 직후와 퇴근 직전의 표정이 달라져 가고 있었다.


그래서 운동을 시작했다.

솔직히 운동을 너무나 싫어하지만, 이제는 해야 했다.

남들에게는 "먹스타그램을 하다 보니 살이 쪄서요."라고 이야기했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정신력만으로는 친절함의 일관성을 지킬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