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승우 Dec 26. 2020

세상에 절대적인 단점은 없다

장점도 마찬가지다

내겐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땀이 무지하게 많다는 것. 단골 헬스장 트레이너도 100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인재'라며 혀를 내두르곤 했다. 상온에서 땀이 나니, 덥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오죽하겠는가. 안타깝게도 쉽게 고쳐지는 체질도 아니다.


그런데 이런 단점이 장점이 될 때가 있다. 알다시피 직장인은 짐을 옮기는 등 가끔 중노동을 한다. 이럴 때 흥건히 젖어버린 나의 등짝을 보면 팀장은 감탄을 금치 못한다. "OO씨가 정말 열심히 했네" 하며 말이다. 동료들도 고생했다며 그만 쉬라고 한다. 땀 때문에 고평가를 받는 그야말로 의외의 경우다.


물론 우스개였지만, 유명인 중에도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사례가 있다. 글로벌 가구업체인 이케아의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심각한 난독증을 앓았다. 캄프라드는 창업 초기 난독증 때문에 가구의 복잡한 일련번호를 도무지 기억할 수 없었다. 장부조차 볼 수 없었던 그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캄프라드는 어린 시절부터 난독증을 앓았다. 하지만 무려 17세에 이케아를 세웠다.


고민 끝에 캄프라드가 찾은 대안은 '이름 붙이기'. 일련번호가 어렵다면 부르기 쉬운 이름을 붙이자는 단순한 결론이었다. 그는 책장에는 남자 이름을, 커튼에는 여자 이름을 붙이는 식으로 각 가구에 고유한 이름을 붙였다. 예를 들어 책장의 이름은 '빌리(Billy)'였다.


캄프라드는 모든 제품에 '별명'을 부여했고, 독특한 이름 덕분에 소비자들도 가구를 쉽게 기억했다. 이런 '네이밍'은 이케아만의 개성이자 마케팅으로 고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받아들이고 사업에 녹여냄으로써 오히려 더 큰 광고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이다.

이케아에서 판매 중인 클리판(Klippan) 소파. 스웨덴 남부의 마을 이름이다.


누군가는 단순한 우연 아니냐며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우연 역시 아무에게나 찾아오지는 않는다. 캄프라드가 자신에게, 또한 업무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했기에 이런 우연, 아니 필연적인 결과가 이어진 것이다. '1만 시간의 법칙'으로 유명한 작가 말콤 글레드웰은 이렇게 말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결점을 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전진의 기회로 여겼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을 알게 됐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좌절감을 맛보거나 때론 포기해버린다. 하지만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결점을 발견했을 때, 최고의 해결법은 바로 '받아들임'이다. 우리가 가진 약점에는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위대함이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캄프라드처럼 말이다.



현재 '가구 공룡' 이케아는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4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최고 인기 상품인 책꽂이는 10초에 한 개꼴로 판매된다. 당신이 이 문장을 읽는 사이, 또 한 개가 팔려나갔다. 믿어지는가? 지금은 별이 된 이케아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는 아래와 같은 말을 남겼다.


나는 난독증 덕분에
훨씬 더 효율적인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운은 먼저 길을 나선 자에게만 찾아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이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