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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plash Aug 21. 2017

피터팬은 죽었다.

우리들의 꿈에 대한 생각


오랜만에 문득 이 노래가 떠올랐다

넬 - 피터팬은 죽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Z-NVHBhJ9w



나는 한때 넬 빠돌이였다.

지금도 팬심으로 그들의 신곡이 나오면 찾아 듣지만 애정은 많이 사그라들었다 마치 오래된 연인처럼

한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해서 적어도 5년 정도 미친 듯이 들으며

나에게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는 덕질이었다.

예전 그들의 수록곡들이 담아내는 다소 음산한 곡들은 내가 대중적인 취향이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 주었다.


그런 수많은 넬의 명곡들 중 요즈음 갑자기 이 노래가 떠올랐다. 좋은 곡인 걸 알고 있었지만 가사와 제목이 새삼 새롭게 다가왔다.



성인이 되어 무엇이든 될 수 있고 꿈꿀 수 있는 나이를 지나게 되면 아직 다 꽃 피우지 못한 꿈들이 내 안에 계속 남아있다. 인생을 열 번이고 살 것이 아님에도 무수히 많은 꿈들을 아직 쥐고 있다 심지어 다 기억나지도 않을 그런 꿈들을. 그리고 그런 꿈을 타인에게 말하기가 망설인다. 돌아올 비웃음과 생각 없는 비판에 그냥 마음 속에 정말 꿈처럼 아름답게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에.


그래서 이 노래의 꿈을 꾸라는 가사가 계속해서 귀에 맴돈다. 꿈꾸며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다고 타인의 질타는 신경 쓰지 말라고 누군가의 혹은 어떤 시절에 특권이 아니라 살아가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그건 여전히 유효하다고.


문득

어쩌면 우리는 꿈을 내려놓는 순간부터 늙어가는 게 아닐까 하고

꿈을 포기하는 순간부터 생각은 더 이상 나아가길 망설이는 게 아닐까 하고


우리는 때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꿈들을 마음 깊은 방 한 구석에 가득 쌓아 놓고

이루지는 못할지언정

그 방에 매일 들락거리며 견뎌내는 시간들이 내겐 좀 더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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