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는 몇 안 되는(아니면 유일한) 똑똑한 형과 대화 중, 자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그 형은 요즘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말 중에 하나가 자유라고 말한 걸로 기억한다 대부분이 자유를 말하지만 결국 그 자유들은 사회가 정해놓은 몇 가지 선택 안에서 갇혀 상상하는 자유라고 자유가 종교처럼 쫓는 존재가 되어버렸다고 어쩌면 자유를 잘못 아는 모순 속에서 우리는 전부 살아가고 있는 거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때부터였을까
자유라는 단어가 그저 듣기만 해도 손에 잡히기만 한다면 사이다 같은 청량감을 전해줄 그런 단어로 들리지 않게 된 것이 그리고
내가 찾는 자유란 결국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주기적으로 맴돌았다
그리고 어느 날 나의 시선이 멈춘 텍스트는 자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가둘 수 있는 무언가만 있으면 정의할 수 있는 것
우리는 우리를 가두는 어떤 테두리를 의식하는 순간 자유를 생각하게(꿈꾸게) 되는 거라고
우리의 보편적인 생각 끝에는 과연 진정한 자유는 존재할까
어쩌면 우리의 생각 자체가 거대한 테두리 안에 있는 건 아닐까 하고
자유라는 건
어쩌면 우리의 생각 속에서만 존재하는 착각일 수 있다고
나는 어쩌면 자유를 엄청난 행복을 가져다 줄 선물 보따리를 들고 있는 산타처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내가 현실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해, 만족하지 못해
내가 내 마음 안의 안식처로써 하나의 도구로처럼 사용한 건 아닐까 싶어서
자유는 곧 행복이다라는 착각을 스스로 만들어 놓아서
여기까지의 내비친 나의 생각이 조금 아쉬웠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쩌면 자유를 테두리로 정의할 수 있다면 굳이 밖에서 찾는 것이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테두리를 벗어나려는 태도보다
그 안에서 자유롭게 테두리를 그려가고 넓혀가면 되는 거라고
그것들을 의심 없이 즐기며 행할 수 있는 게 자유라고
결국 중요한 건 내 테두리에서 자유를 느낄 줄 안다면
자유는 더 이상 테두리 밖에 존재하지 않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