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살어리랏다 #퇴사요양 #목공예
일종의 목공예 체험을 했다. 목수일을 하시는 사장님 덕분이었다. 마주칠 때마다 흘리듯이 나에게 머무는 동안 무언가 만들어보라는 사장님의 말에, ‘뭐든 해볼 수 있는 것은 해보자는 주의’인 나는 이때다싶어 만들고 싶었던 상자를 만들기로 했다.
사장님이 직접 자른 나무를 받아서, 부드럽게 하는 샌딩부터 시작해, 타카를 박고 드릴로 피스를 박는 것 까지 내 손으로 끝까지 상자제작을 마무리했다. 작은 상자를 만드는 것도 품이 드는 일이었다. 독립출판을 하면서도 느꼈던 사실인데, 몸을 쓰면서 만드려니 여간 힘이 들어가는 게 아니었다.
특히나 나무표면을 매끈하게 만들어주는 샌딩기계를 다룰 때, 너무 힘을 주면 손이 아프고 그렇다고 힘을 풀어서 하면 손이 다칠 수도 있어 요령이 필요했다. 그 중간의 느낌을 찾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오른손이 꽤나 피로해졌다.
안쓰던 몸을 쓰는 것과 도전해보는 것이 주는 쾌감, 반복되는 작업에서 오는 명료함. 그런 것들이 오랜만이어서 꽤 만족스러웠던 시간이다.
21.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