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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모 Feb 07. 2023

깎아주실 거죠? 2

우당탕탕 고객경험기

"제가 수정 횟수를 한 번도 소진하지 않았는데도 또 돈을 내야 하나요?"

두둥-




로고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는 이런 질문조차 스트레스였다. 무례하다고도 생각했고, 질문을 보자마자 짜증이 치밀어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소비자(고객 혹은 대표) 입장에서는 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다. 정말 몰라서 하는 질문이 태반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한 이후로는 정말 무례하고 예의 없는 질문이 아닌 이상은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왜 비용을 청구하는지에 대해서 차근차근히 설명을 하면 대부분의 대표님들께서는 납득을 하신다. 정말 간혹 가다 한 번씩은 그래도 끝까지 싸우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나는 싸우자고 한 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싸움의 태세로 나를 대하는 몇몇의 사람들을 보면 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기에 저렇게 대응하는 걸까 싶을 때도 있다.




어쨌든 이 대표님께는 비용이 들지 않는 가능한 범위 (사실 이런 범위란 존재하지 않다고 보긴 하는데..) 즉 내가 그냥 이 정도는 해 줄 수 있다. 의 타협점을 말씀드리고 작업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이렇게 아름답게 (내가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작업이 완료되고 나니, 대표님께서는 명함을 만들고 싶다 하셨다.

참, 깎아달라는 말씀과 함께..^^




"로고도 너무 이쁘게 나왔고, 명함은 2인용이 필요한데 1건도 아니고 2건이니 깎아주실 수 있나요?"

디자인이란 게 결국 인건비 싸움이라고는 하지만, 깎아달라는 말은 앞서 들었던 말보다 더 황당하기도 했다.



진짜 적나라하게 '본인 미용실에서 손님이 깎아달라고 하면 깎아줄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래도 2건이니 나름 할인을 해 드렸긴 하다. 



이렇게 시작된 할인 전쟁이 더 큰 파장을 불러올지는 이때까지도 나는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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