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영화관에 들렀다.
여름이라 그런지 디즈니 영화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 모양이다.
포스터들을 훑어보던 중, 마치 후광이 비추는 연예인을 본 듯 혼자서만 번쩍거리며 내 눈을 사로잡은 ‘라이언킹’을 발견했다.
클래식 영화라도 되는 것처럼 언제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까마득하지만, 영화 시작부터 몰입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던 사운드트랙 때문에 쉽게 잊혀지지 않은 이 영화가 다른 버전으로 나왔다니, 다른 영화들은 다 제쳐두고 일 초의 고민도 없이 선택했다.
찾아보니 첫 라이언킹은 무려 25년 전, 1994년에 나왔단다. 햇수로 얘기하니 까마득하긴 하다.
이번 버전은 마치 실제 동물을 촬영한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25년 전 영화나 올해 영화나, 동물들의 표정 하며 디테일한 몸짓은 정말이지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캐릭터들의 비주얼과 함께, 100프로 딱딱 맞아떨어지는 목소리와 음악은 또 어떤가. 진짜 세상에는 천재가 많은가 보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몇 시간이 지나도록 음악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Circle of Life를 계속 흥얼거리다, 독일식 카페에 들러 거대한 프레젤을 하나 샀다.
집에 와서 독일산 맥주를 따고, 스포티파이에서 한스 짐머를 찾아 스피커에 연결했다.
지금 나는 독일 여행 중이다.
아, 맛있다. 프레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