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음식 여섯 번째 - 육회.
사실 내가 지금까지 육회를 먹어본 횟수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한국에서 두어 번. 프랑스에서 두어 번. 모두 식당에서 먹어봤다.
이유는 아마도 육회가 불고기처럼 흔한 메뉴가 아닌데다가, 육회가 있는 고깃집에서도 익힌 소고기의 맛을 더 선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마 전 먹방을 보다 육회에 침이 꼴깍 넘어갔다.
그래도 몇 번 먹어봤다고 그 맛을 기억하는지, 참기름의 고소함와 배의 아삭함이 스크린을 뚫고 나오는 듯 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특별식 중 하나로 당첨.
정육에 대한 지식도 없이 집에서 육회를 만들어 먹으면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갈려 나오는 소고기만 아니면 덜 익혀 “레어 스테이크”로도 먹으니 뭐.
안심 부위를 사다가 잘게 썰어 한국식 육회양념으로 준비하고, 가니쉬로는 배와 치즈, 피망 등 퓨전으로, 탄수화물은 유럽식으로 감자튀김을 곁들였다.
여기에 보르도 와인까지.
캬....
훌륭하다.
먹은지 5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이상증세가 없는 걸 보면 식중독 염려도 없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