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엔 펍이 있고,
펍엔 맥주가 있다.
간혹 코가 빨개진 시끄러운 남자들도 볼 수 있다.
펍에서도 식사를 판다.
대개 버거, 피쉬앤칩스, 스테이크, 파이 등 전형적인 영국음식을 파는데, 일요일엔 로스트 비프나 로스트 치킨에 구운 야채와 그레이비 소스가 곁들여진 ‘선데이 로스트’ 메뉴가 있다.
‘고기’, ‘고칼로리’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게 바로 ‘펍 푸드’다.
그런데 이런 펍에도 비건 메뉴가 있다.
심지어 선데이 로스트 메뉴에.
‘넛 로스트(Nut Roast)’라 불리는 이 음식은 각종 곡물과 견과류로 로스트 비프같은 덩어리를 만들어 구워내 구운 감자, 당근 등과 야채로 만든 그레이비 소스를 뿌려 내는 것이다.
빨간 코의 덩치 큰 사람들이 커다란 고기덩어리를 먹는 모습이 연상되는 펍에서조차 비건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감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