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프랑스에 다니러 왔다.
프랑스 방문을 계획하고 비행 날짜가 다가올수록 나를 점점 더 설레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프랑스 내에서 맛 볼 빵과 와인, 샤퀴트리(Charcuterie)로 통칭되는 말린 돼지고기다.
샤퀴트리는, 약 십 년 전 내가 프랑스에 와 살기 시작했을 때 한 달 만에 내 몸무게에 5킬로그램을 더해주었던 음식이다.
그간 한국이나 호주에서 먹어본 돼지고기 가공품이라고는 소시지가 전부였는데, 이곳에 오니 커다란 슈퍼의 한 코너가 전부 수십 종류의 돼지고기 가공품으로 가득한 것이 아닌가.
처음 이곳에서 슈퍼마켓에 갔을 때 그 코너를 보고 ‘아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샤퀴트리는 주로 식전주와 함께 먹는다.
얇게 썰어 조금씩 그냥 먹는데, 조리를 하지 않고 먹는 짠 음식이라 식사로 먹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 많은 종류를 다 먹어보겠다고 점심 저녁 식사 때마다 식전주와 함께 몇 조각씩 먹었더니, 그 안에 알알이 박혀있는 돼지의 지방이 모두 내 몸의 지방이 되었다.
그래도 끊을 수 없었다.
얼마나 중독성이 강한지, 안 먹어본 사람은 모른다.
본래 식전주의 목적은 식사 전체의 소화를 돕는 데 있다.
무거운 본식을 먹기에 앞서 독한 술로 입맛을 돋워주고, 대화를 통해 함께 식사할 사람들끼리 편해지는 시간을 만들어주며, 요리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여유를 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내게 식전주는,
샤퀴트리를 음미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