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생생 체험

에어비앤비 익스피리언스

by 이주아

목적지가 어디든,

내 여행의 일차 목적은 현지 음식을 맛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음식을 레스토랑이 아닌 현지인의 집에서 먹는다? 게다가 집에서 직접 만든 걸로?

이건 뭐, 더 바랄 것도 없겠지.

그곳에서 꼭 봐야 한다는 풍경이나 건축물을 보지 않아도 그 여행이 최고의 기억으로 남으리라는 사실은 말해봐야 입만 아프다.


사실 여행 중 현지인을 만나 대화를 하며 친구가 되고 현지 문화를 생생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 기회를 조금이나마 쉽게 잡을 수 있게 만든 것이 있다. 바로 에어비앤비에서 운영하는 체험(Experience)이다.

체험은 말 그대로 어떤 액티비티에 참가해 해당 체험의 호스트는 물론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이므로, 본인이 관심이 있어 직접 돈을 내고 체험을 예약했다면 돈이 아까워서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이 과정을 통해 현지인은 물론 다른 여행자들과 만나 시간과 공간을 나누면서 자연스레 친분을 쌓게 된다.


에어비앤비가 체험을 시작한 후 나는 여행 가는 곳마다 어떤 체험이 있는지 늘 살펴본다. 그중 음식 관련 체험이 있을 경우 어떤 체험인지 꼼꼼하게 읽어보고 가격이 적절하다 싶으면 꼭 참여한다.

그간 여행지에서 에어비앤비 체험을 했던 것들을 꼽아보자면, 필라델피아에서 살사 댄스, 밀라노에서 파스타 만들기, 모데나에서 발사믹 식초 농장 방문 및 시식, 에든버러에서 위스키 시음, 암스테르담에서 소규모 음악 콘서트 등이다.


몰타에서도 체험을 했다.

이곳이 아무리 인기 있는 관광지라지만 나라가 작아서 그런지 체험의 수가 그리 많지는 않은데, 그중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체험이 하나 있었다. 몰타에서 주말 저녁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을 때의 상황을 체험하는 것이다.

물론 몰타 체험을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마실 것과 안주거리는 철저하게 몰타산으로 준비하고, 참가자가 직접 볼 수 있도록 모인 후 즉석에서 안주거리를 준비한다.


이 체험을 통해 맛본 것들을 모두 나열하자면, 프티라(Ftira, 몰타 빵과 같은 반죽으로 만든 둥글납작한 빵으로, 대다수의 현지인들이 점심으로 먹는 샌드위치를 만드는데 주로 사용된다), 갈레티(Galletti, 담백한 크래커), 몰타 가정식 감자구이(감자를 얇게 썰어 로즈메리와 타임, 펜넬 씨를 뿌려 오븐에 구운 것), 비길라(Bigilla, 누에콩으로 만든 Dip), 아리올리(Arjoli, 토마토를 배이스로 한 Dip), 파스티치(Pastizzi, 바삭한 패스트리 속에 리코타 치즈 혹은 으깬 완두콩이 들어가 있는 작은 파이), 올리브, 흰콩 절임, 말린 토마토, 아몬드 음료, 몰타산 레드와인 등이다.



이 중에서 비길라는 유일하게 외국인 여행자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다른 음식들은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이미 접해본 익숙한 맛이지만, 콩을 삶아 마늘과 몇 가지 향신료를 넣어 갈아 만든 비길라는 꽤 생소한 맛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비길라가 내 입에는 아주 친숙했다. 다른 재료들을 더해 갈기 전에 삶아 둔 콩의 냄새를 맡아보니, 약간 쿰쿰한 듯한 냄새가 된장과 꽤 비슷했다. 그러니 익숙할 수밖에.

그래서 그런지 위 모든 음식들 중 비길라에 손이 제일 많이 가더라.



이 체험 호스트인 장폴과 동생 칼, 그리고 늘 있는 일처럼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온 친구 매튜는 셋 모두 음식을 좋아하고 여행을 자주 해 나와 코드가 아주 잘 맞았다.

본래 이 체험 시간은 3시간 반짜리인데,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하다 무려

다섯 시간이나 흐른 후 자정에서야 끝이 났다.


여행지에서 이런 멋진 경험을 하게 해 준 에어비앤비 체험 개발자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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