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그리고 2020년

by 이주아

이제 한 시간만 지나면 여기 영국도 2020년 새해가 밝는다.


진짜 세월 한 번 엄청나게 빨리 간다.


작년 마지막 날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푹 빠진 퀸의 노래를 지금도 듣고 있는데, 그 영화를 본지 벌써 365일이나 지났다니.

진짜 ‘헐~’이다.

20년 전인 2000년에 내가 어디서 뭘 했는지도 아직 생생한데.


그러고 보니 그간 참 많은 걸 했다.


2000년에는 생애최초로 해외여행을 했고, 그 후 20년간 서른 여 개에 달하는 나라를 방문했으며, 한국 외에 3개의 나라에서 3년 이상씩 거주했다.


2000년에 호주 시드니에 있는 일본 식당에서 ‘튀긴 아이스크림’을 처음 먹어봤고, 그로부터 3년 후 일본에 처음 방문했을 때 일본에는 튀긴 아이스크림이 없다는 걸 알게 됐으며, 지금은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일본 음식을 사랑하고 있다.


2000년에는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여행도 버벅거리며 다녔는데, 지금은 영어와 프랑스어를 현지에서 살만큼 구사한다.


1999년에서 2000년으로 새해가 바뀔 때 전 세계 시스템이 다운될 거라며 온 지구가 난리였던 기억도 난다.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 있다면,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구애받는 것을 못 참아하는 자유로운 영혼(이라 쓰고 미래 없는 떠돌이라 읽는다)이라는 것.


아, 그러고 보니 저 멋진 불꽃놀이 사진은, 두 해의 딱 중간인 2010년에 프랑스 안시에서 찍은 것이다.

두 시간 동안 찍은 천 컷 중 제일 멋진 컷.


십 년 후 2030년엔 내가 과연 어디서 무슨 생각을 하며 글을 쓰고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


아니 십 년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한 시간 후 내년이 궁금해지는 밤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