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by 이주아

10년 간의 서유럽 생활을 뒤로하고 동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에 둥지를 튼 후 그곳에서 1년을 살게 될지 10년을 살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한 휴가가 유럽만큼 길지 않기 때문에 유럽으로 여행 오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유럽에서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에 대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북유럽 저 북쪽 끝에서 찬바람 맞으며 오로라도 봐야 하고,

배를 타고 노르웨이 해안을 따라 피요르드도 봐야 하고,

차를 빌려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그리스까지 발칸반도 로드트립도 해봐야 하고,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도 한 번쯤 제대로 봐야 하는데 말이다.


덩달아 엄마 아빠도 내가 영국에 있는 동안 한 번도 와보시지 못했던 게 못내 아쉬워, 내가 일본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영국 여행을 하시겠다고 부랴부랴 항공편을 구매하셨다.

덕분에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할 계획을 짜느라 요즘 내 눈과 손과 머리가 매일매일 열일하는 중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은 여행 자체만큼이나 즐겁다. 여행 결정 후 항공권을 구매한 순간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가까운 친구 중 하나는 해당 여행지를 배경으로 한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그곳 출신의 유명인에 대해 검색하면서 여행을 시작한다. 본식을 먹기 전 입맛을 돋우는 전식인 셈이다.


내 전식은 당연히 먹거리다.

그곳에서 반드시 먹어야 할 현지 음식이 뭔지 검색하고, 음식 사진을 보고 군침을 흘리다가, 가능하면 미리 먹어보기도 한다.

현지에서 가볼만한 추천 식당 및 카페도 찜해둔다. 이렇게 표시해 둔 식당 때문에 내 구글맵이 바글바글해진다.



이번 여행의 노선은 런던-스톡홀름-트롬쇠다. 딸이 3년 이상 살아온 영국을 보여드리기 위해 런던을 넣었고, 오로라를 보러 북유럽 끝으로 가는 길에 스톡홀름을 넣었다.

영국 먹거리는 딱히 할 말이 없으니 그냥 넘어가고.

스웨덴에서는 미트볼을 꼭 먹어볼 예정이다. 그간 여러 곳의 이케아에서 수없이 맛본 미트볼을 현지 음식점에서 먹는다면 얼마나 더 맛있을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북유럽 전역에서 커피와 함께 즐기는 ‘시나몬롤’도 먹어봐야 한다. 나라마다 만드는 방법과 들어가는 재료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계피가루와 달고 끈적한 뭔가가 뿌려진 빵이라는 점은 어디나 같다.



이 여행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할 것은,

시나몬롤을 곁들여 커피를 마시며 느끼는 여유로운 마음 상태인 ‘Fika’와 ‘Hygge’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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