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비자 신청을 하러 런던에 들렀다.
여러 가지 이유로 각국의 수도나 가장 큰 도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이들 도시의 매력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넘치는 수와 다양한 종류의 카페/레스토랑이라 할 수 있다. 어느 국적의 음식을 떠올려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수가 많다 보니 경쟁하느라 품질 면에서도 대부분 훌륭하다.
대사관 업무를 마치고 기차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지하철을 타지 않고 걸었다. 무작정 걷다가 눈에 드는 카페가 보여 들어갔다. 확인해보니 구글 리뷰가 훌륭한 찻집이었다. 습관적으로 주문하는 커피 대신, 면역력 증강을 위해 생강차를 마셨다. 코로나의 여파다.
카페에서 한 시간쯤 노닥거리다, 배가 슬슬 고파져서 일어나 또 걸었다. 조명이 들어온 레스토랑과 바들이 손님들로 가득하다.
영국 사람들은 코로나를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런던행 기차에서도 마스크를 쓴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사람 바글바글한 기차역이나 지하철에서도 마스크 쓴 사람을 보기가 힘들다. 어쩌다 한 두 명 보이는 사람은 여지없이 동양인이다.
사람 많은 여러 곳의 레스토랑을 스캔하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간판을 보니, 시큼한 맛이 나는 토마토소스와 무겁지 않은 해산물이 들어간 파스타 이미지가 떠올랐다.
랜덤하게 선택한 곳치고 크게 나쁘지 않았다. 딱 땡기던 메뉴를 먹었다는 것에 만족. 70점가량 줄만하다. 내가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먹어본 적이 없었더라면 85점가량 줬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