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런던행.
비자가 나와 찾으러 갔다.
이를 자축할 겸, 대사관 근처 랍스터 전문 식당에서 랍스터 한 마리 뚝딱.
축하자리이니 샴페인까지.
훌륭하다.
이번에는 친구에게 작별인사도 할 겸 친구네서 하룻밤 머물렀다.
이 친구는 플루트 연주가로, 너덧명의 다른 음악가들과 한집에서 살고 있다.
이 집안에 있으면 여기저기서 피아노 소리, 바이올린 소리 등이 시도 때도 없이 들린다. 다들 프로페셔널 뮤지션들이니, 아무리 연습이라지만, 눈을 감고 들으면 음악회에서 공연을 감상하는 기분이다.
이 집의 훌륭한 점이 또 한 가지 있다면, 피아니스트인 옆방 친구가 정원에 자쿠지를 들여놨다는 거다!
야외 자쿠지는 욕실 내 좁은 욕조에 물 받아 몸 담그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깜깜한 밤, 야자수 두 그루와 옆집 지붕으로 만들어진 그림자가 마치 동남아 어느 리조트 빌라에 와 있는 느낌을 준다.
런던인데, 밤하늘에 별도 보인다.
거기에 블루투스 기능까지 있는 자쿠지라니. 와인 한 잔 손에 들고 끈적한 재즈가 흘러나오는 자쿠지에 반쯤 누워 밤하늘 별을 헨다.
와, 진짜 천국이 따로 없다.
그간의 수많은 런던에서의 어느 밤보다 멋졌던 밤.
작별인사 한번 참 멋들어지게 해 주는구나.
잘 있어라, 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