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팀을 간단하게 소개하면
개발자 20명, 디자이너 3명, PM 3명인 조직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저렇게 보면 26명이 한 팀으로 작은 조직은 아니지만
CMO가 없고, 인사팀이 없고, PR 매니저, 데이터 분석가도 없이
제품팀에서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이 우리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의 모든 일을 처리하고 있다.
PM의 역할은 단순하지 않다. 다양한 직업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 제품이 팔리기 위한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릴리스한 데이터를 추적하며 문제를 찾고 고치고 팔고를 반복하다 보면 우리 팀이 목표했던 결과가 보이기도 한다.
PM이지만, 마케터가 되었다가 데이터 분석가가 되었다가, 때로는 PR 담당자가 되는 PM의 하루를 확인해 보자
처음 PM이 되었을 때는 제품만 잘 만들면 고객이 알아서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아무리 좋은 기능을 추가해도 사용자가 없다면 일단 잘 만든 건 아니고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최악의 경우가 생긴다.
나는 마케터에서부터 커리어를 시작해 이 부분은 나에게 그렇게 부담이 되진 않았다.
우리가 만든 제품을 홍보하는 광고 소재를 기획하고, 캠페인을 만들어 제품을 홍보했다.
그리고 기존 광고 성과와 새 기능 광고 성과를 비교하여 광고에서의 제품 소재가 사용자에게 반응이 있는지 어떤 문구가 클릭이 높은 지를 보면서 제품 USP문구를 바꾼 기억도 있다.
광고 세팅 및 광고 분석: Google Ads, Meta Ads, Naver 광고를 직접 운영하면서 제품의 USP(Unique Selling Point)를 기반으로 마케팅 메시지를 구성하고, A/B 테스트를 진행했다. 어떤 카피와 제품 이미지가 효과적인지, 전환율이 기존과 같거나 개선되었는지 확인한다.
제품 문제 분석: Mixpanel과 AppsFlyer를 활용해 유입된 유저들이 언제 이탈하는지, 어떤 기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지 분석한다.
팀장님이 역시 제품을 만든 사람이 더 잘 판다고 장난식으로 말하셨는데
광고 기획이나 소재를 만드는데 속도가 다른 팀에 맡기는 것보다 훨씬 빨랐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마케팅과 제품은 결국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는 것이었다. PM이 마케팅을 이해할수록 더 강한 제품을 만들 수 있고, 마케팅팀과도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다.
데이터 컨퍼런스에 한번 갔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회사가 데이터 팀이 있고 데이터 분석가가 있었다.
데이터 분석가에게 데이터를 요청하면 데이터를 뽑아주거나 a/b테스트 실험을 같이 세팅하거나 모니터링, 사후 분석까지 해준다는 거에 조금 부러워서 입이 떡 벌어졌다.
제품이 만들어진 후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게 하고, 제품을 모니터링하며
지금 문제가 뭔지, 우리의 가설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반복하면서 제품은 성장한다.
a/b테스트를 할 때 PM과 개발자가 함께 믹스패널 이벤트 퍼널을 구축한다.
그리고 성공 지표, 가드레일 지표를 설정하고 모니터링한다.
릴리즈 후에 바로 모니터링을 하기 때문에 오류가 있거나 실험 성과가 초반부터 좋지 않으면 바로 제품을 바꿔 문제를 더 빠르게 잡을 수 있다.
유저 행동 분석: 특정 기능을 사용하는 유저와 그렇지 않은 유저의 차이를 데이터로 확인한다.
퍼널 분석: 사용자들이 어떤 과정에서 가장 많이 이탈하는지, 어디서 전환율이 높아지는지 확인한다.
A/B 테스트 결과 해석: 실험을 진행한 후, 어떤 변화가 실제로 유효했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한다.
이 역시도 만든 놈이 더 잘 안다고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면서 왜 실패했는지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챌 수 있고, 데이터 퍼널을 구축하면서 다른 인사이트도 많이 알게 되어 기획을 할 때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프런트 개발자와 이벤트 퍼널을 관리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DB 데이터를 직접 보면서 백엔드 개발자와 대화하기도 편해졌던 것 같다.
데이터를 직접 다뤄보면서 배운 점은 숫자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스킬이다. 말보다 숫자가 상대를 설득하기 쉬울 때가 많았다. 그리고 DB 테이블을 알 때와 모를 때가 개발자들과 소통 속도도 다르다.
직관이 맞을 때도 있지만, 데이터가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고 제품 관리를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보면 PM이 마케팅도 하고, 데이터 분석도 하고, 때로는 PR이나 CS까지 해야 한다고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PM이 모든 걸 직접 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케팅을 알면 성장 전략을 세울 때 대화를 할 수 있고, 데이터를 분석할 줄 알면 감이 아니라 근거 있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
PM은 제품을 중심으로 여러 팀과 협업하는 직군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넓은 시야와 직업을 넘나들수록 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마케터에서 데이터 분석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PM으로써 퇴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