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어떻게 구조가 되는가
이 글은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생성형 AI는 인류가 경험해 온 '학습'의 프로세스를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재편하고 있다. AI는 연산(Time)을 통해 결과값(Output)을 즉시 산출한다. 이 과정은 시간 비용을 '0'에 수렴시킨 효율성의 극치로 보인다. 그러나 입력값 없는 출력값은 존재할 수 없으며, 삭제된 시간은 반드시 시스템의 어딘가에 부채(Debt)로 기장된다.
본 리포트는 끈기(Grit)를 윤리적 태도가 아닌, '외부의 시간을 내부의 공간(구조)으로 치환하는 물리적 변환 함수'로 정의하고, 이 과정이 생략되었을 때 발생하는 엔지니어링 문제를 분석한다.
소프트웨어 품질 분석 기업 GitClear가 2024년 발표한 데이터는 '시간의 압축'이 가져온 부작용을 정량적으로 보여준다. 2억 1,100만 줄 이상의 코드를 분석한 결과, AI 코딩 도구 도입 이후 '코드 천(Code Churn, 작성 후 2주 이내에 수정되거나 폐기되는 코드)' 비율은 2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또한 역사상 처음으로 '복사-붙여넣기 된 코드'의 비율이 리팩토링 된 코드의 비율을 초과했다.
이 데이터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AI는 결과물(Code)을 즉시 제공함으로써 '작성 시간(Time)'을 단축시켰다. 그러나 그 단축된 시간 동안 개발자의 뇌 속에서 형성되어야 할 '맥락적 이해(Internal Context)'와 '구조적 설계(Architecture)' 과정까지 생략되었다.
개발자는 코드를 직접 짜면서 발생하는 시행착오(Grit)를 통해 시스템의 논리적 구조를 머릿속에 '공간화(Space)'한다. 이 과정이 생략되면, 개발자는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이는 '이해 부채(Comprehension Debt)'라는 형태로 남으며, 추후 유지보수 단계에서 초기 절약한 시간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청구한다. 즉, 끈기 없는 결과물은 자산이 아니라 부채다.
끈기의 공학적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의 기억(Human Memory)'이 컴퓨터의 메모리와 어떻게 다른지 정의해야 한다.
컴퓨터의 메모리 (Addressable Storage): 정보가 특정 주소(Address)에 비트 단위로 저장된다. 언제든 원본 그대로 손실 없이 꺼낼 수 있다. 시간의 흐름과 무관한 정적인 공간이다.
인간의 기억 (Plastic Structure): 인간에게 기억이란 정보를 저장하는 창고가 아니라, 자극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신경학적 흔적(Trace)'이다.
뇌과학적으로 기억은 뉴런과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 강도가 변하는 현상(Synaptic Plasticity)이다. 끈기(반복)는 이 연결을 물리적으로 두껍게 만든다. 즉, 인간에게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은 하드디스크에 파일을 복사하는 행위가 아니라, 물리적인 시간을 투입해 뇌의 회로(Space) 자체를 재배선(Rewiring)하는 건축 행위다.
따라서 AI가 제공한 정보를 눈으로 보고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것은, 휘발성 메모리(RAM)에 잠시 올라간 데이터를 비휘발성 디스크에 썼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끈기라는 '기록 헤드(Write Head)'가 시간을 들여 시냅스에 '장기 강화(LTP, Long-term Potentiation)'를 유도하지 않은 정보는, 전원이 꺼지는 순간(맥락이 바뀌는 순간) 흔적도 없이 증발한다.
끈기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가장 강력한 반론은 "기억의 외재화(Externalization of Memory)"다. 현대 지식 관리론(Knowledge Management)은 인간의 뇌를 기억 용도로 쓰지 말고, '제2의 뇌(Second Brain)'인 디지털 노트 앱에 저장하라고 권한다. 소위 '옵시디언(Obsidian)'이나 '노션(Notion)'에 정보를 쌓아두고 검색하면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컴퓨터 과학의 관점에서 이 주장은 '포인터(Pointer)'와 '값(Value)'을 혼동한 치명적인 오류다.
포인터(Pointer):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주소만을 가리키는 변수다. 용량을 거의 차지하지 않지만, 그 자체에는 아무런 정보(Value)가 없다.
값(Value): 실제 데이터 그 자체다.
우리가 디지털 도구에 지식을 저장하는 행위는 뇌에 '포인터'를 생성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 정보가 노션의 어느 페이지에 있다"는 주소(Link)만 뇌에 남고, 실제 지식(Value)은 외부에 있다.
문제는 연산(Thinking/Processing)이 일어나는 CPU(뇌)는 '값(Value)'만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포인터만으로는 연산할 수 없다.
외부의 정보를 내 뇌로 가져와서 처리하려면, 포인터를 따라가 값을 불러오는 '역참조(Dereferencing)' 과정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것이 매우 '비싼 연산(High Latency Operation)'이라는 점이다. 뇌는 에너지 효율을 위해 이 무거운 로딩 과정을 본능적으로 회피하려 한다.이 역참조의 지연 시간(Latency)을 견디는 힘이 바로 끈기(Grit)다. 저장된 문서를 다시 꺼내 읽고, 이해하고, 내 언어로 재구성하는 지루한 로딩 과정을 수행하지 않으면 제2의 뇌는 거대한 '링크 모음집'일 뿐 지능의 확장이 아니다.
끈기 없이 외재화된 지식만 믿는 상태는, 프로그래밍으로 치면 'Dangling Pointer(허상 포인터)' 상태와 같다. 주소는 있지만 실제 데이터에는 접근할 수 없거나, 연결(인터넷/AI)이 끊어지는 순간 시스템 전체가 셧다운(Segmentation Fault)되는 위태로운 구조다. 따라서 끈기는 외재화된 '포인터'를 내재화된 '값'으로 변환하여, 독립적인 연산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로딩(Loading) 과정이다.
이러한 기억의 메커니즘을 컴퓨터 과학의 '복잡도(Complexity)' 개념으로 환산하면, 끈기의 역할은 더욱 명확해진다. 끈기는 높은 시간 복잡도를 감내하여, 낮은 시간 복잡도를 가진 내부 구조를 구축하는 과정이다.
피보나치 수열 알고리즘을 예로 들어보자.
재귀 방식 (O(2^n)): 매번 처음부터 계산한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것은 끈기(축적)가 없는 초심자의 뇌다. 매번 외부 정보나 AI에 의존해야 한다.
메모이제이션 방식 (O(n) -> O(1)): 한 번 계산한 값은 저장 공간(Memo)에 기록한다. 이후에는 즉시 답이 나온다. 이것이 전문가의 뇌다.
끈기(Grit)는 O(2^n)의 고통스러운 시간(시행착오)을 견뎌내고, 그 결과를 뇌라는 공간에 O(1)의 직관(Intuition)으로 '캐싱(Caching)'하는 엔지니어링 비용이다.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인간은 평생 O(2^n)의 비효율 속에서 허덕이거나, AI라는 외부 API 호출에 종속된다.
지능 시스템이 고도화되기 위해서는 '예측 오류(Surprise)'라는 마찰(Friction)이 필수적이다. 2부는 RAG/CAG 아키텍처 비교를 통해 인간의 직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마찰이 왜 필수적인지 분석한다.
뇌과학의 능동적 추론(Active Inference) 이론에 따르면, 생물학적 지능은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목적 함수를 가진다. 뇌는 외부 세계를 예측하고, 예측이 빗나갔을 때 발생하는 '오류 신호'를 통해 내부 모델을 수정한다.
AI 도구는 인간에게 즉각적인 정답을 제시함으로써 이 '오류 신호(마찰)'를 제거한다. 답을 바로 알 수 있는 환경에서 뇌는 예측할 필요도, 모델을 수정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 마찰 계수가 '0'인 환경에서는 어떠한 동력도 전달되지 않는 것처럼, 인지적 저항이 없는 환경에서는 학습(구조 변경)이 일어나지 않는다.
끈기란 이 불쾌한 마찰을 의도적으로 유지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쉽게 답을 얻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비효율적인 시도만이 뇌의 내부 모델을 정교하게 업데이트한다.
AI 아키텍처의 전쟁인 RAG(검색 증강)와 CAG(캐시 증강)의 대립은 인간의 학습 단계에 괜찮은 메타포를 제공한다.
RAG (Grit-less State): 필요할 때마다 외부 DB를 검색한다. 빠르고 방대하지만, 연결이 끊기면 지능도 사라진다. 이는 끈기 없이 AI 검색에 의존하는 인간의 상태다. 내부 공간(구조)은 텅 비어있다.
CAG / Fine-Tuning (Grit-full State): 엄밀히 말해 끈기는 'CAG(단기 기억)'를 반복하여 'Fine-Tuning(장기 직관)'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막대한 연산 비용(Grit)을 들여 모델의 파라미터(Weight) 자체를 수정했기에, 외부 연결 없이도 O(1)의 속도로 즉시 답을 낸다. 이것이 지식을 '체화(Embodiment)'된 인간의 상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HBS)의 연구에서 AI보다 뛰어난 성과를 낸 '켄타우로스(인간+AI)' 그룹은 AI가 해결하지 못하는 '경계선 외부'의 문제를 식별해냈다. 이 식별 능력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수만 시간의 끈기를 통해 뇌에 구축된 '내부 캐시(CAG)'에서 온다.
내부에 구축된 구조(직관)가 있는 사람만이, 외부의 RAG(AI)가 가져온 정보의 오류를 순식간에(O(1)) 검증할 수 있다. 끈기는 인간을 RAG 클라이언트에서 독립적인 모델로 승격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비유가 아니라 물리적 실체다. 2025년 예일대 의대의 연구는 도구를 사용할 때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뇌의 해마(Hippocampus)는 도구 사용 중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세타 시퀀스(Theta Sequences)'라는 빠른 신경 발화를 통해 외부 정보를 내부 지도에 능동적으로 통합한다.
이는 런던 택시 기사의 해마가 비대해진 현상과 일맥상통한다. 끈기(반복된 노출과 수정)는 뇌의 물리적 가소성을 자극하여, 외부의 지식과 도구를 신체의 일부처럼 제어하게 만든다.
시공간 트레이드오프 시스템에서 AI와 인간의 역할은 명확히 구분된다.
AI (Inference Engine): 학습된 모델을 통해 연산 결과(Output)를 빠르게 출력한다. 효율성의 도구다.
인간 (Training Engine): 끈기라는 느린 연산을 통해 시간을 내부 구조(Space)로 치환한다. 고유성의 원천이다.
AI는 결과물을 무한히 복제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축적된 '시간의 층위(History)'와 그로 인해 형성된 '내부 구조(Structure)'는 복제할 수 없다.
따라서 AI 시대에 끈기는 낡은 미덕이 아니라, 가장 희소하고 비싼 공학적 자원이다. 끈기는 시간을 태워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대체 불가능한 알고리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AI를 학습(Training)시키기 위해 막대한 GPU를 태우지만, 정작 우리 자신을 학습시키기 위해 무엇을 태우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