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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정신계의 특징

2장. 감정과 마음 에너지 - 5

by 어진 식 관점


간략하게 '정精'과 '백魄'의 일부 기능을 살펴보았다. 앞에서 언급한 부분은 존재 구조 중 비교적 고정적 형태를 유지하는 층에 해당한다. 근대 이후 과학계가 이 부분에 주목해 생명의 비밀을 풀고자 했던 것도 그것이 오감으로 느껴지고 비교적 안정된 형태를 유지해 실험과 관찰이 용이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3차원 물질과 에너지는, 뉴턴 역학이 잘 정리해 놓았듯이, 외부에서 힘이 더해지지 않으면 스스로 운동 상태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바람이 불면 저항하지 못하고 날려가는 공기처럼 3차원 물질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주체적으로 저항하지 못한다(질량 같은 물리적 저항만 가능). 3차원 계가 역학 공식대로 정확하게 움직이는 것도, 그리고 뇌과학자들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게 된 것도 이런 이유이다.


3차원 계에서는 외부 힘이 더해지지 않으면 운동 상태가 변하지 않는다. 버스가 출발할 때, 몸이 뒤로 밀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samsungdisplay)


예를 들어, 숯을 생각해 보자.


숯은 에너지를 잠재하고 있지만, 불씨가 없으면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외부에서 열기를 더해 주어야 비로소 잠재적 에너지가 현실화하면서 열과 빛으로 발산된다. 그리고 타들어 갈수록 숯이 지니고 있던 에너지량은 줄어, 결국 다 타버리고 나면 재가 된다. 다시 숯으로 돌아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숯의 연소 과정은 무기물의 전형적인 에너지 발산 과정을 보여준다.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지만, 단방향으로 흩어질 뿐, 그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되돌리지는 못하는 것이다.




숯처럼 3차원 물질의 특징은 스스로 '엔트로피(entropy)'를 감소시키지 못한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물을 데워놓으면 주변에 열기를 빼앗겨 식어간다. 그리고 다시 열을 가하지 않는 이상, 저절로 데워지는 일은 없다.


자연계에는 계의 평균 에너지로 회귀하여 주변과 열평형을 이루려는 경향이 존재한다. 그래서 에너지가 고에너지 상태에서 저에너지 상태로 자발적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물리학에서는 이를 '열역학 제2 법칙'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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