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양돈 연구소에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돼지에게 주사를 놓는 모습을 보았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연구원은 그림처럼
돼지의 코에만 줄을 걸어서 나무에 묶어 놓습니다.
그러면 돼지는 빠져 나가고 싶은 마음에
죽어라 앞으로만 돌진합니다.
한 발만 물러서면 되는데,
돼지는 그 생각을 못 해서
꼼짝 없이 붙잡힌 신세가 되고 맙니다.
그러면 연구원은
유유히 필요한 연구와 접종을 마치는 것이었습니다.
살면서 가끔 그 모습이 떠오릅니다.
내 안에 존재하는 막무가내의 편견을 만날 때나
다른 사람의 모습에서 굳은 완고함이 느껴질 때,
그리고 가끔은
앞만 보고 달리느라 돌아보는 법을 잊은
우리의 모습에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