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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책이름 Sep 08. 2020

우리에게는 더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노는 언니, 그리고 여명기

최근 MBC TV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박세리는 3일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여자 선수들은 왜 (예능에서) 노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운동선수들로, 특히 여자 선수로만 구성된 게 특별하고 취지가 굉장히 좋았다"고 밝혔다.

_연합뉴스 기사 中



혹시 벡델 테스트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1985년 미국의 여성 만화가 엘리슨 벡델(Alison Bechdel)이 남성 중심 영화가 얼마나 많은지 계량하기 위해 고안한 영화 성평등 테스트인데요.


그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이름을 가진 여자가 두 명 이상 나올 것 

※ 이들이 서로 대화할 것 

※ 대화 내용에 남자와 관련된 것이 아닌 다른 내용이 있을 것 


아니, 너무 간단하고 저 정도면 다 통과하지 않아? 저걸로 테스트를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2019년 벡델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흥행 30위 영화 중) 13편에 불과,

한국영화 174편 중 여성 감독은 27명(14%), 여성 주연은 63명(37%)이었다고 합니다.


*2018년 벡델테스트를 통과한 영화는 10편

(순제작비 30억 이상 실사영화 39편 기준)


우리가 늘상 보는 TV나 영화 속에서 여성이 주인공인 콘텐츠는 얼마나 될까요?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가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자립도는 또 어느 정도일까요?

최근에 와서 여성 캐릭터가 다양해지고 있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여자는 주인공의 엄마, 누나, 여동생,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 역할로만 나왔거든요.


그래서인지 '여자' 운동 선수들만 나오는 이 프로그램, <노는 언니>가 저는 참 반가웠습니다.

남자 운동 선수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차고 넘치게 있었지만, 여자 운동 선수들'만' 나오는 프로그램은 처음이었거든요.



 프로젝트는 ‘로맨스가 중심이 아닌 여성의 이야기’라는 주제하에 어떤 제한도 두지 않았고, 그렇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어보려는 사람들이 모였다. 이 사람이 저 사람을 부르고, 저 사람이 그 사람을 부르고.마침내 모인 여성 작가가 열둘. 각자의 참가 이유는 조금씩 다르면서 도 비슷했다. 뭔가 해보고 싶어서, 상업작으로 하지 못하는 걸 하고 싶어서, 보다 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고 싶어서, 혼자가 아닌 여럿이 작업하면서 고무되고 싶어서, 그냥 재밌어 보여서, 좋은 기회 같아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니까.”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 나아가서는 앞으로 살아갈 여성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자. 이것이 기획의 출발선이었고, 그렇게 12인의 12색을 갖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_ 『여명기』 기획의 글 中


그런 의미에서 이 책 <여명기> 역시 반가움이 앞섰습니다.

"여성이 주인공일 것" , "로맨스가 아닐 것"

텀블벅에서 300만원 목표이던 이 만화는 3,300명이 후원하고  4,756%나 웃도는 1억 원의 펀딩에 선공하며 세상에 나왔고 최근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에서 정식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었는데요. 이 책을 구매한 사람의 3/4이 여성 밀레니얼 세대라고 합니다.


이 통계만으로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얼마나 여성의 이야기에, 여성 콘텐츠에 목말라 있었는지가 보이지 않나요?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서는 시대가 되었지만 

이제서야 우리는 여성 콘텐츠에, 여성 서사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네요.


하지만

무엇이든 너무 늦은 때란 없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에겐 이제서야지만, 어떤 세대에게는 지금부터니까요,.

TV나 책에서 남성이 주인공인 작품만큼 여성이 주인공이 작품을 접하는 게 노력하지 않아도 당연한 일이 되길 바래봅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여성(들)이 주인공으로서 자신이 할 일을 해내거나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우리 이전에 나왔던 여성의 이야기들이 우리의 계보가 되어주었듯이, 우리의 작업이 이후에 작업하실 분들께 응원과 용기가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_ 여명기 中






https://bit.ly/3jWG3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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