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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책이름 Mar 30. 2021

누구에게나 혼자 있을 수 있는 방이 필요하다

혼자 있기 좋은 방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이란 어쩌다가 우연히 홀로 남게 되어 시간을 보내야 하는 수동적인 상황이 아니다.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시간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나에게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때만 보이는 것이 있다. 미처 알지 못했던 마음, 감정, 생각 그리고 비밀 같은 것들. 사람은 혼자일 때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다. 충실하다는 것은 자신에게 정직하다는 뜻이고, 진짜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다. 자기를 보듬는 사람만이 스스로 빛날 수 있고, 자기다움을 견지하는 사람만이 개별자로서의 나를 지킬 수 있으며, 마음에 솔직한 사람만이 삶의 존엄을 수호할 수 있다. 우리는 내 몫의 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으로 스스로를 원호해야 한다.

_ 『혼자 있기 좋은 방』



"당신에게는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있는 내 방이 있나요?"


내 집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훨씬 전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누구나 한번쯤 '내 방'을 갖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을 가졌을 겁니다. 어둠을 무서워하고 혼자 자는 게 무서운 어린이조차 '내 방이 갖고 싶어' 라는 말을 안 해 본 적은 없을 거예요. 


우리는 왜 이렇게 '내 방'을 갖고 싶어할까요.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있는, 혼자만 있을 수 있는 독립된 공간을 가지고 싶어서 아닐까요.

혼자가 되는 시간, 혼자가 될 수 있는 공간은 

외로움이나 두려움, 내성적이냐 외향적이냐 하는 개인적인 성향과는 상관없이 누구나 필요로 하는 것이고, 누구나 누려야 마땅한 것입니다. 혼자일 때 비로소 우리는 진짜 '나'와 대면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완전히 솔직한 사람은 없다. 사실 그럴 필요도 없고. 하나 스스로에게 진실하지 못하면 언젠가 비극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지금 나의 상태가 어떠한지, 이 감정은 정말 사실인지,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한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정리하고 분류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며 한결 가벼워지고 성숙해진다.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쓸데없는 것은 버리게 되고, 의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무의미한 행위를 줄이게 된다. 내 마음을 알기 때문에 소모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게 되고, 자기 객관화가 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이해력도 높아진다. 오롯이 혼자인 시간을 보냄으로써 건전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_ 『혼자 있기 좋은 방』


혼자 있는 방, 혼자 있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인생이라는 그림에 다양한 색을 입혀봅니다. 


불행을 가득 칠하기도 하고, 

행복을 조금, 슬픔을 조금, 권태를 조금 칠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차고 넘치는 행복을 칠해보기도 합니다.  


불행을 가득 칠하면 행복이 없는 걸까요?

행복을 인생 가득 색칠하면 불행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아마 우리의 인생에는 숱한 불행과 드문 행복이 불규칙하게 섞여 있을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가 불행이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는 행복, 또 저 모퉁이에는 외로움과 고통이라고 나눠져있지는 않으니 사실 인생의 한가운데에서는 그 감정들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을 겁니다. 어떤 날은 불행을 행복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행복을 불행으로 착각하기도 하고, 불행이 없으면 행복할 거라고 오해하기도 하겠죠.


혼자 있는 방, 혼자 있는 시간.

우리는 비로소 그 진짜 색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이름을 붙여줍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그림이라고 가정하고 그 그림을 이루는 성분을 둘로 나눈다면 불행과 행복의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아마 숱한 불행과 드문 행복이 불규칙하게 섞여 있을 것이다. 삶의 과정에서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가.사랑하는 이와의 이별, 믿었던 친구의 배신, 타인에 대한 집착, 서로에 대한 오해 등 관계에서 오는 불행. 아픈 몸, 경제적 어려움, 불규칙한 생활, 밥벌이의 고단함, 일상의 권태 등 상황이 주는 불행. 걱정, 불안, 질투, 증오, 두려움, 죄책감, 자기 연민 등 온갖 감정이 일으키는 불행. 하다못해 날씨가 더워도, 길이 막혀도, 주위가 시끄러워도 삶은 괴롭다. 불행할 조건이 차고 넘칠 정도로 많아서 인생의 기본값이 불행인 것 같을 때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불행 때문일까? 불행에서 벗어나면 행복해질 거라는 믿음은 행복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결과다.
...
 불행과 행복은 함께 존재하지만 따로 작용하는 삶의 질서다. 불행은 행복을 방해하는 걸림돌도, 가로막는 장애물도 아니다. 이 둘은 독립된 개념이자 별개의 문제이며 서로 혼합되지도 상쇄되지도 않는다. 횟수와 밀도만 다를 뿐 인생에는 불행한 시기와 행복한 시기가 각각 존재한다.

_ 『혼자 있기 좋은 방』




어쩌면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누구에게도 시간이 보장되지않는 것. 애당초 인간에게 선택권이 없는 것. 그리고 언젠가 마침내 사라지는 것. 인생에는 되감기도, 일시 정지도 없다. 당연한 것도, 영원한 것도 없다. 어느 때는 내가 나의 삶을 선택하고 이끌고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나를 제어하고 움직이고 소유하는 듯하다. 나는 이제야 사람이 삶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사람을 선택한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_ 『혼자 있기 좋은 방』



삶이 사람을 선택한다는 말.

그래서 인생에는 당연한 것도, 영원한 것도 없다는 말을

혼자 있는 시간, 혼자 있는 방에 앉아 되뇌어 봅니다. 


언제든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혼자 있는 방, 언제든지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는 혼자 있는 방에 가만히 앉아 오늘의 인생을 돌아보고 내일의 인생을 생각해봅니다.


"당신에게도 온전히 혼자가 될 수 있는 내 방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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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혼자 있기 좋은 방』

https://bit.ly/3dmNd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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