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책이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책이름 Apr 06. 2021

잘 쓰고 싶어서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

처음부터 완벽한 문장을 썼다면 아마도 꾸준히 쓰지 않았을 거예요. 


자신을 믿고 노력을 게을리 하게 됐겠죠. 쓰지 않는 칼은 자연히 녹슬게 됩니다. 고인 물은 썩는다고 하죠. 물은 계속 흘러야 합니다. 그래야 자갈에 이끼도 끼지 않고 반질반질해지며 더러운 물도 쓸려 내려가게 되죠.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도 쓰고 내일도 써야 점점 나아져요.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대가들도 날마다 일정 분량을 정해놓고 반드시 쓴다고 합니다. 그는 계속 쓰지 않으면 문장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계속 쓰는 걸 포기하지 않는 거예요. 하물며 이제 막 에세이를 써보려는 우리가 날마다 쓰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문장이 좋아질 수 있을까요?

_『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93p




어릴 때 다들 일기 써보셨죠. 매일 매일 쓰는 일기에 뭘 썼던가 기억을 떠올려보면 학교 가는 길에 있었던 일, 학교에서 선생님이 나에게 해주셨던 이야기나 짝꿍과 간식을 나눠먹은 일, 하교 길에 있었던 일, 가족들과 저녁 먹은 이야기, 숙제를 하기 싫었던 이야기 등등. 정말 사소한 일들이었죠.


일기도 매일 썼는데, 우리는 왜 모니터 앞에서, 혹은 펜을 쥐면 한 문장도 제대로 끝을 맺기가 힘든 걸까요. 

혹시 쓰는 걸 너무 쉽게 포기해서는 아닐까요?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영 아닌 소재는 없소. 내용만 진실 되다면, 문장이 간결하고 꾸밈없다면.” 글감은 어디까지나 소재, 재료예요. 어떤 글의 시발점입니다. 제가 적어놓은 글감이니 저 정도만 보고도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었구나’ 하고 떠오를 거예요. (그렇지 않을 때도 물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단한 것을 쓰려고 기다리지 말라는 거죠. 순간 스치듯 지나가는 감정, 생각, 아이디어 등을 흘려보내지 않아야 해요. 어떻게든 잡아서 적어놓으세요.

_『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56p




순간 스치듯 지나가는 감정, 생각, 아이디어들.

다시 붙잡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개 같은 생각들이 붙잡히지 않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게 아마 글감을 붙잡아두는 것 아닐까 합니다. 

무작정 완성된 글을 쓰려고 하는 것보다는 그 때 그 때 생각나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짧게 정리해두는 습관을 먼저 들이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처음부터 글 하나가 뚝딱 완성해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두고

일단 쓰세요.

짧을 글부터 시작해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나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을 써보세요.




글의 주제를 깊이 고민하다 보면 쓰기를 망설이게 됩니다. 잘 쓰고 싶어지거든요. 일단 빈 문서를 열고 뭐라도 치세요. 이때 앞에서도 말했듯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를 쓰는 연습을 하세요. 거기서 찾아지는 의미, 나의 생각이 주제가 됩니다. 제가 자꾸 에피소드를 메모하고 쓰라는 이유는 독자에게 생생한 공감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글을 읽었을 때 이미지가 그려지면 가장 좋거든요.

_『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120p


마케팅 전문가인버나뎃 지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식사를 하다 미간을 찌푸리는 어떤 이의 얼굴, 가게 문을 박차고 걸어 나가는 고객의 뒷모습, 아침 출근 전 가방 안에 챙겨 넣는 물건 등. 사람들이 하루를 시작하는 방식만 잘 살펴도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즉, 사소한 상황을 눈여겨보세요. 거기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공감이 탄생하고 눈에 띄는 문장이 나옵니다. 위의 문장이 마케팅에만 적용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 사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면 당연히 사람을 관찰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과정을 쉽게 무시하고는 ‘글이 안 써진다, 글감이 없다’ 라고 신세한탄만 하죠. 때로는 내가 관찰한 사람, 상황을 문장으로 나열만 해줘도 하나의 글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 자신의 의견을 어떤 식으로 넣느냐에 따라 작가의 색깔이 입혀지는 거겠죠.

 _『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185p




마지막으로,

글을 쓰고 싶다면 무엇이든 자세히 보세요.

관찰하세요.


매일 지나다니던 똑같은 길에도, 평범해보이는 세 끼 식사 중에도, 매일 일상을 공유하는 가족들의 얼굴에도 글이 될 준비가 된 이야기들이 숨어있습니다. 


특별한 일상이 특별한 글이 되는 게 아니라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있을 평범한 일상이 우리의 관찰과 기록을 통해 특별해지고 특별한 글이 됩니다.




* 댓글과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

* 그책이름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출처 :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이유미

https://bit.ly/3rYWCXn


이 책의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유미 작가님 인터뷰도 참고해주세요

 -> https://youtu.be/0jI6xLeOqgM

매거진의 이전글 누구에게나 혼자 있을 수 있는 방이 필요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