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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쉘 Apr 18. 2024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렇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두고 가시고는 가볍게 쓰라 하시네요.

무겁게 쓰지 않기 위해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는 나와 제일 가까운 남편에게 인터뷰한 내용을 써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저녁시간 20분 정도 인터뷰를 했어요.,

글을 쓴다고 하니 평소와는 다르게 생각을 좀 하고 대답을 해 주더군요.

제일 처음 말해준 점이 안 좋은 점이라서 기분이 상했지만, 인터뷰이니 참기로 했어요.  

부부싸움은 안 났습니다. 왜냐하면 곧바로 좋은 점을 말해달라 요청해서 기분 상한 마음을 달랬거든요. ^.^


——

난 어떤 사람이야?   

음… 당신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지. 

뭐? 근거는?   

예를 들면, 운전을 할 때 내가 길을 알려주려고 하면 '운전할 때 말시키지 마라, 본인에게 운전을 시켜놓고  잔소리하지 말라'라고 하잖아. 그런데 처음 가는 길이나 모르는 길을 운전할 때, 잘 모르면 '왜 운전할 때 길을 알려주지 않냐, 왜 가만히 있나'라고 하지. 나는 당황스럽지. 너무 자기중심적이지? 자기 마음대로야. 

헐 그거야.. 자기가 센스를 발휘해야 할 문제 아니야?

아니야, 그런 면때문에 아이들도 헷갈려할 때가 많지, 엄마가 기분 따라 이랬다 저랬다 자기 마음대로 하니까.… 

나 안 그러는데… 나 나쁜 년이네….? … 어쨌든 다음은.. 좋은 점도 말해줘. 지금 기분이 나쁘고 또 나쁜 년으로만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아. 빨리빨리.

좋은 점이라… ( 시간이 좀 걸리네 이런…), 당신은 질서가 잡힌 사람이지.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난 아닌 것 같은데?

응 예를 들면, 주변 정리,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등을 잘 알고 잘 처리하고, 관리하는 사람이야. 

그래? 난 매일 뭔가를 잃어버리고 , 찾고 그러는데? 떠벌리고 마무리 안 되는 것도 많고...

 음.. 그런 것과는 별개로 자신과 주변이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고, 생각이 분명한 측면에서 질서가 잡힌 사람이지.

오.. 나 좀 멋지네. 사실 그런 면은 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야. 나 살짝 치매 증상이 있는 사람처럼 덤벙대고, 늘 찾고.. 완전 스트레스 거든.. 정리하고, 생각을 관리하는 습관이 내 몸에 베였나 보다. 자기가 날 그런 사람으로 보다니…. 기분 좋은데?

음.. 근데 자기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어, 나랑 완전 반대지. 나 같은 사람을 보고 질서가 안 잡힌 사람이라고 하는 거야. 아무렇게나... 상관없거든 나는. 하하. 

아... 정리 좀 해라 진짜.... 이제 안 좋은 점도 받아줄게. 한 가지만 더 말해봐.   

이건 장점 이 될 수도 있고 단 점이 될 수도 있어.

뭔데? 나 왠지 알 것 같지…?

음… 자기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매사에 너무 진지하다고나 할까? 그런 점은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고, 공감을 잘해주는 좋은 점이 되고, 그럼으로써 좋지 않은 점은 장난 섞인 농담이나, 거짓말, 진지한말, 사건 사고  등 을 가볍게 넘기지 못해서 남일에 본인이 너무 힘들어한다는 점. 그건 관계에도 별로 좋지 않지. 

맞아 나 그래서 사람들 안 만나고 나 혼자 놀고, 일하고  지내는 게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 이건 좋지만 안 좋은 점인 거 잘 알고 있어.

그냥 공감을 멈추고, 나처럼 편하게 살아. 다른 사람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그래?” 한마디만 하고 잊어버리는 거야. 뭘 그렇게 신경 쓰나? 하 하

그러게 … 사람이 변하냐.. 그냥 환경을 바꾸니 속편 한데 뭐… 고마워 인터뷰해줘서.

얼른 글 쓰고, 씻고 주무시길, 나는 게임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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