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렇게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두고 가시고는 가볍게 쓰라 하시네요.
무겁게 쓰지 않기 위해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는 나와 제일 가까운 남편에게 인터뷰한 내용을 써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저녁시간 20분 정도 인터뷰를 했어요.,
글을 쓴다고 하니 평소와는 다르게 생각을 좀 하고 대답을 해 주더군요.
제일 처음 말해준 점이 안 좋은 점이라서 기분이 상했지만, 인터뷰이니 참기로 했어요.
부부싸움은 안 났습니다. 왜냐하면 곧바로 좋은 점을 말해달라 요청해서 기분 상한 마음을 달랬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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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어떤 사람이야?
음… 당신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이지.
뭐? 근거는?
예를 들면, 운전을 할 때 내가 길을 알려주려고 하면 '운전할 때 말시키지 마라, 본인에게 운전을 시켜놓고 잔소리하지 말라'라고 하잖아. 그런데 처음 가는 길이나 모르는 길을 운전할 때, 잘 모르면 '왜 운전할 때 길을 알려주지 않냐, 왜 가만히 있나'라고 하지. 나는 당황스럽지. 너무 자기중심적이지? 자기 마음대로야.
헐 그거야.. 자기가 센스를 발휘해야 할 문제 아니야?
아니야, 그런 면때문에 아이들도 헷갈려할 때가 많지, 엄마가 기분 따라 이랬다 저랬다 자기 마음대로 하니까.…
나 안 그러는데… 나 나쁜 년이네….? … 어쨌든 다음은.. 좋은 점도 말해줘. 지금 기분이 나쁘고 또 나쁜 년으로만 글을 쓰고 싶지는 않아. 빨리빨리.
좋은 점이라… ( 시간이 좀 걸리네 이런…), 당신은 질서가 잡힌 사람이지.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난 아닌 것 같은데?
응 예를 들면, 주변 정리,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 등을 잘 알고 잘 처리하고, 관리하는 사람이야.
그래? 난 매일 뭔가를 잃어버리고 , 찾고 그러는데? 떠벌리고 마무리 안 되는 것도 많고...
음.. 그런 것과는 별개로 자신과 주변이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고, 생각이 분명한 측면에서 질서가 잡힌 사람이지.
오.. 나 좀 멋지네. 사실 그런 면은 내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야. 나 살짝 치매 증상이 있는 사람처럼 덤벙대고, 늘 찾고.. 완전 스트레스 거든.. 정리하고, 생각을 관리하는 습관이 내 몸에 베였나 보다. 자기가 날 그런 사람으로 보다니…. 기분 좋은데?
음.. 근데 자기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어, 나랑 완전 반대지. 나 같은 사람을 보고 질서가 안 잡힌 사람이라고 하는 거야. 아무렇게나... 상관없거든 나는. 하하.
아... 정리 좀 해라 진짜.... 이제 안 좋은 점도 받아줄게. 한 가지만 더 말해봐.
이건 장점 이 될 수도 있고 단 점이 될 수도 있어.
뭔데? 나 왠지 알 것 같지…?
음… 자기는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매사에 너무 진지하다고나 할까? 그런 점은 다른 사람을 존중해 주고, 공감을 잘해주는 좋은 점이 되고, 그럼으로써 좋지 않은 점은 장난 섞인 농담이나, 거짓말, 진지한말, 사건 사고 등 을 가볍게 넘기지 못해서 남일에 본인이 너무 힘들어한다는 점. 그건 관계에도 별로 좋지 않지.
맞아 나 그래서 사람들 안 만나고 나 혼자 놀고, 일하고 지내는 게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 이건 좋지만 안 좋은 점인 거 잘 알고 있어.
그냥 공감을 멈추고, 나처럼 편하게 살아. 다른 사람 말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그래?” 한마디만 하고 잊어버리는 거야. 뭘 그렇게 신경 쓰나? 하 하
그러게 … 사람이 변하냐.. 그냥 환경을 바꾸니 속편 한데 뭐… 고마워 인터뷰해줘서.
얼른 글 쓰고, 씻고 주무시길, 나는 게임하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