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2미터 세로 60센티 정도의 기다란 직사각형 창문으로 보이는 가을나무가 마음을 순식간에 훔쳐갔다.
팔뚝 만하기도 하고, 종아리 굵기 만하기도 한 나뭇가지들이 창문을 가득 메웠다.
이들은 저마다의 방향으로 선을 그리며, 뒤엉켰다 풀어졌다를 반복한다.
독창적인 점 선 면을 만들어 두고는, 직사각형 프레임에서 자연스럽고 세련되게 벗어난다.
그 위로 가을 분위기 물씬 풍기는 컬러 팔렛을 한 나뭇잎들이 마지막 잎새 마냥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한 폭의 컨템포로리 그림을 걸어 놓은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 아름 다운 나무의 이름을 알고 싶기도 전에 그 점, 선 틈새로 드문 드문 드리우는 연분홍 빛 구름이 시선을 가로챈다. 좀 더 진한 분홍빛 하늘 배경은 구름이 만들어 낸 질감과, 나무가 만들어낸 다양한 점 과 선의 터치를 고급스럽게 마무리하면서 높은 가치를 자랑하는 작품이된다.